[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미국에 별도 회사를 설립한다. 새로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는 현 인텔 수석 부사장 겸 낸드 제품 총괄 책임자를 낙점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및 SSD 사업부를 인수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독립 법인을 출범한다. 새로운 회사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CEO는 로버트 크룩 인텔 부사장이 맡는다. 기존 인텔의 미국 기반 기업 및 정부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크룩 인텔 부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구인·구직 네트워크 웹사이트 링크드인을 통해 "모든 관할권에서 (SK하이닉스와 인텔 간) 거래가 승인되면 미국에 본사를 두고 SK하이닉스가 소유한 새로운 글로벌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저는 이 회사의 CEO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크룩 부사장은 "이 회사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될 것"이라며 "놀라운 기술, 인력 및 운영 규모를 결합해 낸드 업계의 강자가 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글로벌 회사를 설립, 엄청난 경력 기회가 있다"며 채용 공고도 홍보했다.
신설 기업의 구인 공고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폴섬·산타클라라, 폴란드, 대만 신주, 중국 베이징·다롄 등에서 근무할 150여 명을 뽑는다. 채용중인 직군의 절반 이상이 캘리포니아주 폴섬과 산호세에서 근무하는 조건인 것을 봤을 때 새로운 회사의 본사는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작년 10월 90억 달러(약 9조9600억원)에 인텔 낸드 및 SSD 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주요국에서 반독점 심사를 받아 현재 심사 대상 8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7개국(미국, EU, 한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내 중국의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국의 심사 절차가 모두 끝나면 SK하이닉스는 인텔에 1차로 70억 달러(약 8조원)을 지불하고 중국 다롄 공장 이외 자산을 이전 받는다. 2025년 3월 나머지 20억 달러(약 2조원)을 주면 다롄 공장까지 넘겨받아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된다. 원활한 인수 작업을 위해 최근 다롄에 ‘ASCA하이닉스세미컨덕터’를 설립하고 본격 실무 작업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