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옥] 현대차·기아, '반도체칩 결함' ST마이크로 북미서 고소

에어백 제어 시스템 문제 발생
향후 반도체 공급에 차질 예상
현대차그룹, 대응책 마련 집중

 

[더구루=박상규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마이크로)를 상대로 북미에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마이크로칩 결함으로 에어백 제어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반도체 쇼티지(부족 현상)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소송이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입니다.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대법원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최근 ST마이크로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차량 에어백 제어 시스템에 사용된 마이크로칩 결함으로 기능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현대차·기아의 주장인데요.

 

ST마이크로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반도체 업체 중 하나로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 등과 함께 5대 글로벌 반도체 업체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에 칩을 공급하며 인연을 이어왔는데요.

 

이번 법정 다툼으로 양사의 관계가 악화되며 향후 반도체 칩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ST마이크로 등 반도체 5개사의 자동차용 반도체 칩 점유율은 82%에 달하는데요. 이 때문에 대부분 칩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주요 공급사와 갈등을 빚으며 향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국내외에서 판매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시점이라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글로벌 5대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은 3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주문이 2년 치 가까이 밀린 데다 쓰임새가 더욱 늘어났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현대차는 대체소자 발굴 지속,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업체 다변화, 선행 재고 관리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조만간 타개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이번 소송이 현대차의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을 통합해 차량용 반도체 개발 역량을 강화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한편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 역시 현대차·기아와 동일한 문제로 ST마이크로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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