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보안' 이어 '성능' 논란…퇴출 확산 움직임

-英 BBC 화웨이 5G 통신장비 활용 생방송 사고 이어져
-일본·대만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

 

[더구루=오소영 기자] 화웨이가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성능에 이어 보안성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의 제재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잇단 악재가 겹치며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끊기고 깨지고"… 화웨이 장비 쓴 BBC '망신'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BC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전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이용해 첫 생방송을 진행했다. 로리 셀런 존스(Rory Cellan-Jones) BBC 리포터는 영국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5G 기술에 대해 보도하던 중 갑자기 방송 시스템이 다운됐다.

 

셀런 존스는 방송 직후 트위터를 통해 "5G 속도가 일정하지 않았다"며 "특정 방향으로 걸으면 속도가 빨라지고 다른 쪽으로 틀면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생방송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클라이브 마이리(Clive Myrie) BBC 앵커는 런던 시내에 나가 있는 사라 월튼(Sarah Walton) 리포터를 연결해 5G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이 시작되고 17초가 지나자 영상이 1.5초간 깨졌다. 이후에도 수차례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결국 마이리는 "5G가 잘 작동하지 않은 거 같다"며 사과했다.

 

이번 사고로 화웨이는 5G 통신장비 성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신뢰도에 금이 가게 됐다. 화웨이의 장비는 보안성 측면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영국 매체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화웨이가 중국 해커들을 이용해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 경쟁업체들의 5G 통신장비를 공격하도록 함으로써 보안 테스트 결과를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주력 스마트폰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영국 샐퍼드의 한 극장에선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20 프로가 발화되며 공연이 일시 중단됐다. 문제가 된 폰은 화웨이 스마트폰 라인업 중 최상급 모델이다.

 

◇日·대만 이어 英도 등 돌리나?

 

악재가 연일 겹치며 화웨이의 지위는 위태로워지고 있다. 미국이 주변국들에 제재 동참을 요구하는 가운데 연이은 사고로 반(反) 화웨이 정서가 전 세계에 확산될 수 있어서다.

 

일본과 대만 등은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일본 2·3위 통신사인 KDDI와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말 예정이던 화웨이 스마트폰 P30 라이트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1위 업체인 NTT도코모도 예약판매를 시작한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도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중화텔레콤과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등 대만 이통사들도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다

 

영국은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앞서 5G 이동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의 핵심 장비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비핵심 기술 분야에선 부품 공급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뒀다.

 

일부 부품에 한해 공급이 허용되곤 있으나 화웨이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화웨이 장비 배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기 당대표 후보인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등은 화웨이 제제에 동참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영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화웨이 장비 사용 문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해 연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선두에 올랐으나 올 들어 2위로 밀려났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르에 따르면 화웨이는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 합계 점유율이 28%를 기록했다. 삼성전자(37%)에 이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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