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볼보·폭스바겐, 러시아 차량 공급 중단…현대차·기아 예의주시

다임러트럭, 러시아 군용 제조업체 '카마즈'와 협업 중단
스웨덴 '스카니아·에릭슨'도 공급 중단 일제히 동참키로

 

[더구루=윤진웅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러시아 차량 수출을 중단했다. 동참 여부를 놓고 현대차·기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일 타스(TASS) 등 외신에 따르면 GM과 볼보,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러시아 수출을 중단했다. 이들 업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을 고려,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시장에 공급을 끊기로 했다. 향후 유럽연합과 미국이 부과한 제재 결과가 명확해지면 재공급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임러 트럭은 러시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 '카마즈'(KamAZ)와의 협업을 중단했다. 카마즈가 러시아 군용 장비를 생산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다임러 트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기 때문에 더는 카마즈와 합작사를 통한 트럭 생산을 하지 않겠다"며 "카마즈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스웨덴 상용차업체 '스카니아'(Scania)와 통신장비 제조사 '에릭슨'(Ericsson)도 러시아 수출 예정인 트럭과 통신 장비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Kommersant)는 이번 공급 중단 사태로 현지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메르산트는 현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현지 딜러사들은 남은 재고에 대한 현지 판매 가격을 수정하고 있다"며 "이미 여러 지역에서 제한적인 판매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최소 20% 이상 인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수출 대기 물량은 한국과 중국 자동차 시장으로 재분배될 것으로 봤다. 러시아에 진출한 대부분 유럽 브랜드가 시장을 떠나고 한국과 중국 업체만 남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올레그 모이세예프(Олег Моисеев) 러시아 자동차 마케팅 전문가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활동하는 완성차 업체는 총 58개에 달해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며 "러시아 시장 매출 규모가 작은 업체부터 차례로 시장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과 중국의 경우 러시아 경제 제재에 대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다 자국 자동차 업체들의 현지 시장 점유율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현대차·기아 등은 끝까지 러시아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본격화가 현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연간 1600만~1700만대 규모로 큰 시장은 아니지만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22.7%로 높은 수준이다. 양사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총 37만800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글로벌 전체 판매량의 5.8%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특히 러시아 판매량 중 국내에서의 수출 물량 비중은 41.9%로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사태로 인해 2015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35.7% 감소했고 현대차·기아의 판매량도 13.5% 줄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가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러시아 수출 물량 공급 중단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공급 중단이 미뤄질 경우 국제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러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무력 사용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겠단 뜻을 밝혔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