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부는 '윤석열 新원전' 바람…"한수원과 바탄원전 재건 타당성 조사 채비"

아실라 원자력연구소 소장, 한수원 협력 시사
'바탄 원전 개건 사업+SMR' 수주 기대감 '솔솔'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필리핀 정부와 바탄 원전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정부가 한수원에 구애하고 친원전 성향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바탄·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의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 원자력 사업을 담당하는 카를로 아실라(Carlo Arcilla) 원자력연구소(PNRI) 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필리핀스타를 통해 "차기 에너지부 장관이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수원과 협상해 바탄 원전 재건에 대한 최신 타당성 조사를 하고 (사업자와의) 계약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석탄 화력발전의 폐쇄와 원전 사업 재개를 골자로 한 행정 명령에 승인했다. 첫 원전 사업으로 바탄 원전 건설을 모색하면서 사업자를 물색하고 있다.

 

바탄 원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해 건설을 추진했던 프로젝트다. 필리핀 루손섬 남부에 1976년 착공됐으나 스리마일·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당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축출로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2017년부터 전력난을 해소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건설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한수원은 유력 사업자 중 하나로 꼽힌다. 한수원은 지난 2019년 바탄 원전 사업 재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필리핀 에너지부에 제출했었다. 경쟁사인 러시아 로사톰보다 낮은 금액을 사업비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아실라 소장은 "한국이 제시한 바탄 원전 사업 재개 투자와 관련해 2년 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라며 한수원의 제안에 높은 점수를 줬었다. 마크 코주앙코(Mark O, Cojuangco) 전 필리핀 하원의원도 앞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동일한 설계를 가진 한전이 (바탄 원전을) 재건하면 향후 50년 이상 원전을 운영할 수 있다"라고 밝혔었다. <본보 2020년 9월 26일 참고 한수원, 필리핀 바탄원전 재건 수주하나…전 하원의원 우호 발언>

 

한수원이 바탄 원전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수출까지 노릴 수 있다. 필리핀 정부는 7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특성을 감안해 지역별 SMR 건설을 살피고 있다. 300㎿ 이하로 용량을 줄여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어 기존 대형 원전을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실라 소장은 최근 국립과학기술원이 주최한 원전 포럼에서 "에너지 믹스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원전 사업이 바탄 원전에 국한되면 안 된다"라며 "SMR 개발은 섬이 많은 필리핀에 흥미로운 제안이 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수원은 SMR 사업의 협업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윤석열 정부는 차세대 원전으로 SMR을 밀며 한수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켰다.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한수원 측은 바탄 원전 사업과 관련 "아직 진전된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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