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찾은 삼성 이재용, '반도체·배터리·전장' 집중 점검

11박 12일간 일정 마무리하고 김포공항 통해 귀국
삼성SDI 헝가리 공장 첫 공식 방문…BMW와도 회동
배터리·전장 사업 위상 반도체만큼 높아져

 

[더구루=정예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반도체, 배터리, 전장 등 3대 미래먹거리에 방점을 찍었다. 처음으로 해외 배터리·전장사업 전진기지를 공식 방문, 새로운 수주 성과나 대형 인수합병(M&A) 등 투자 보따리를 풀지 이목이 쏠린다.

 

이재용 부회장은 18일 오전 11박 12일 간의 유럽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네덜란드, 벨기에, 헝가리,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을 방문해 핵심 거래선 관계자들과 회동,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삼성전자 현지 직원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헝가리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고 고객사인 BMW도 만났다"며 "하만 카돈도 갔는데 몸은 피곤했지만 자동차 업계의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했던건 ASML과 반도체 연구소(아이멕·imec)을 찾은 것"이라며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진화할지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 일정은 반도체, 배터리, 전장 등 삼성의 미래를 이끌 3개 핵심 사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배터리와 전장 사업 관련 해외 사업장을 찾고 직접 고객사와 만났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내부에서 배터리와 전장 사업의 중요성이 반도체 만큼이나 커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1공장을 두고 있으며 인근에 2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괴드 1공장은 지난 2018년 가동, BMW와 폭스바겐 등 유럽 고객사들에게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 7일 이 부회장의 출국 당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동행하면서 헝가리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본보 2022년 6월 7일 참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 유럽행…'전략통' 최윤호 삼성SDI 사장 동행>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도 배석했다. 

 

양측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튿날 벨기에 루벤으로 건너가 유럽 최대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찾았다. 루크 반 데 호브 imec CEO와 만나 반도체 연구개발 방향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공정기술 외에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과제도 살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심각성에 우려도 표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우수 인재와 차별화된 기술 확보를 삼성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에선 못느꼈는데 유럽에 가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느껴졌다"며 "시장의 여러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이 할 일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또 좋은 인재를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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