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 2분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에너지주(株)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에 힘입어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휘청인 빅테크 기업의 비중을 축소했다.
16일 한국투자공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유 주식 현황 보고서(13F)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분기 △마라톤오일 △아파치 △타르가 리소시즈 주식을 신규 매수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텍사스 기반 석유회사인 마라톤오일 주식 65만7400주를 매수했다. 6월 말 기준 지분 가치는 1480만 달러(약 190억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 대기업인 아파치와 타르가 리소시즈를 각각 38만8700주(1360만 달러, 약 180억원)·20만7800주(1249만 달러, 160억원)씩 새로 사들였다.
또 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의 주식을 29만883주를 추가로 매수하며 보유 주식 수가 416만112주로 늘었다. 주식 가치는 3억5630만 달러(약 4470억원)에 이른다.
에너지 기업들이 고유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엑슨모빌 주가는 올해 들어 45%나 급등했다. 엑슨모빌은 2분기 179억 달러(약 23조43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마라톤오일(39%), 아파치(20%), 타르가 리소시즈(28%)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반해 한국투자공사는 미국 빅테크주 비중을 크게 축소했다. 대표적으로 애플 주식 26만9311주를 매도하며 보유 주식 수가 1449만3005주로 감소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주식을 각각 23만7400주·27만1820주씩 팔았다. 이외에 알파벳(구글) 클래스A·C 주식도 일부 매도했다.
한국투자공사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위탁받은 외환보유액을 통해 운영되는 국부펀드다. 현재 운용자산은 2000억 달러(약 260조원)로 세계 14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