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팔고, 쪼개고'…신세계家 남매경영 교통정리 2년, 2962억 증여세 '마침표' 

정용진 1917억원, 정유경 1045억원 2년여 만에 완납
'정용진=이마트·정유경=백화점' 남매 분리경영 쐐기

 

[더구루=김형수 기자] 신세계그룹의 정용진·유경 '남매경영'의 교통정리가 마침표를 찍었다.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의 주식 증여를 통해 신세계家의 경영승계가 이미 공식화됐고 지난 2년여 고민거리였던 증여세 재원 마련도 해결했다.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으로 남매 분리 경영에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20년 이명희 회장은 정용진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2%, 정유경 총괄사장에게는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했다. 정 부회장이 내야 할 증여세는 1917억원, 정 총괄사장은 1045억원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 매각을, 정유경 총괄사장은 주식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통해 증여세 재원을 마련했다"고 했다. 회사 측은 설명대로라면 정 부회장은 매각, 정 총괄사장은 대출을 통해 현금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 6월 말 신세계 주식 30만주와 28만주를 맡기고 800억원을 빌리는 주식담보계약을 한국증권금융과 체결했다. 이자율은 3.75%로 계약 만기는 내년 6월 30일이다. 이번 계약에서 담보로 활용된 신세계 주식이 신세계 전체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5.89%다. 


당초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매각을 통해 증여세 마련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왔지만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2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5대1 비율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지분 15.14%를 들고 있는 정 총괄사장이 지분 매각 가능성에도 힘이 실렸다. 다만 백화점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향후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철회했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을 모두 신세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증여세 재원을 마련했다. 지난해 9월 보유하고 있던 광주신세계 지분 83만3330주(52.08%)를 신세계에 매각했다. 신세계는 2285억원을 들여 지분을 사들였고 광주신세계 지분 62.50%로 최대주주가 됐다. 


광주신세계 지분 매각은 동생 정 총괄사장과 교통정리의 수순으로 여겨진다. 광주신세계는 광주에서 신세계백화점을 운영을 맡고 있는 법인인 만큼 지분 정리와 증여세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광주신세계는 1995년 광주신세계백화점으로 출발해 2006년 광주 이마트를 함께 운영하며, 마트 사업 부문은 2018년 12월에 이마트에 다시 양도했다. 매출액 대부분이 백화점에서 발생해 사실상 정 총괄사장의 영역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광주신세계 지배력 확대 및 지배구조 단순화를 목적으로 정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 지분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지난 2015년부터 이어온 신세계家 3세 경영 승계 작업을 일단락됐다고 평가한다. 증여세 납부로 남매의 분리경영이 보다 명확해졌지만, 그룹 내에서 시너지 도모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명희 회장이 정 부회장과 정 총괄부사장에게 지분 증여에 사업군도 나눠진 상태"라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간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합법적인 납세 절차를 통해 증여함으로써 지배구조 측면에서 기업의 투명성이 부각됐고 상속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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