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5년…생존 외친 신동빈 37兆 투자, '배터리·바이오‧헬스'서 미래 엿본다

사법리스크 부담 털고 글로벌 경영 진두지휘 
'마지막 퍼즐' 롯데호텔 IPO, 7년째 지지부진

 

[더구루=김형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뉴롯데' 닻을 올린 롯데지주가 오는 12일 출범 5주년을 맞는다. 그룹의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는 지난 2017년 10월 12일 첫 발을 내딛었다. 한때 75만여 개에 달하던 순환·상호출자 고리를 완전히 정리했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은 유통업을 주력산업으로 성장한 그룹이지만 신 회장이 '향후 먹고 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신성장동력을 찾기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유통업은 업종의 특성상 매출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어 새로운 활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 바이오, 헬스 등을 집중 육성 분야로 낙점했다. 정부의 특별사면 결정에 따라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신 회장은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글로벌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단박에 이들 핵심 사업군에 향후 5년간 37조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신규 사업 추진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게 그룹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배터리 소재·헬스 앤 웰니스 신사업 적극 투자

 

화학군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밸류 체인(Value Chain∙가치 사슬) 구축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화학군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 직간접적인 투자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향후 5년 동안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와 연내 합작사를 설립하며 수소 충전소 사업과 발전 사업을 추진하며 배터리 전해액, 차세대 ESS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충남 대산에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인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며 전해액 유기용매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한국은 전해액 유기용매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생산거점을 구축해 국산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롯데지주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투자를 이끈다.

 

지난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법인 설립을 마쳤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과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시러큐스 의약품 생산공장 양수도계약 이관이 마무리됐다고 했다. 초기 생산 물량은 BMS와 최소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확보한 상태다. 항체 의약품 시장에 진출도 추진 중이다. 10만 리터 이상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을 추가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 확장을 꾀하는 등 바이오 의약품 밸류 체인 구축도 목표로 하고 있다. 머크와는 생명과학 사업부 밀리포어 씨그마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미국 공장 내 안정적 원부자재 공급 및 국내외 공장 증설 등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여기에 헬스케어 사업의 경우 향후 메디컬 영역으로 확장을 통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식품 사업군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을 개발하고 실버타운 사업도 추진할 나갈 방침이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처방을 바탕으로 건강 전 분야에 대한 맞춤형 헬스케어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롯데 유통 사업군도 8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송도(가칭)', '롯데몰 상암(가칭)' 등지에 대규모 랜드마크 복합몰 개발 추진이 한창이다.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던 신 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동우 부회장은 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해 해당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법 리스크 해소…공격 투자 보폭 넓힌다

 

롯데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해소로 글로벌 현장 경영에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8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한 현장을 찾았다. 그는 베트남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와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점검하며 두 나라에서 진행중인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 했다.

 

투티엠 지구는 호찌민시가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를 벤치마킹해 동남아를 대표하는 경제 허브로 개발하고 있는 지역이자 최고급 주거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롯데는 총 사업비 9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최초의 최고급 스마트 단지로 완공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반텐 주에서 총 39억 달러를 투자해 추진 주인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과 합작해 납사크래커(NCC)를 건설하고 기존 폴리에틸렌(PE) 공장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이다.

 

다만 롯데의 남은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IPO) 까지는 아직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IPO는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던 호텔롯데 IPO는 7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의 면세점 실적, 호텔 실적 등이 어느정도 회복됐다고 해서 상장 가능성을 언급하기에는 힘들다며 조심스런 입장이다. 상장은 현재 실적은 물론 미래 가치 향상도 중요한 만큼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방문했다는 것은 그만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롯데 미래에 있어 중요한 사업 국가라는 의미"라면서 "사면을 받은 이후 절차상의 번거로움이 개선된 만큼 앞으로도 해외 현장 경영은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회복 및 업황 개선이 이뤄져야 호텔롯데 상장 시점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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