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英 헤지펀드, REC실리콘 지배구조 문제 제기…"한화와 유착 우려"

로드브로크 캐피탈, 주총 앞두고 서한 보내
한화-REC실리콘 간 계약 협상 공정성 의문 제기
신규 이사 선임 등 이사회 구성 과정도 우려

 

[더구루=정예린 기자] 노르웨이 폴리실리콘 업체 'REC 실리콘 ASA(이하 REC실리콘)'의 대주주인 영국 헤지펀드 '로드브로크 캐피탈(이하 로드브로크)'이 지배구조 등 기업 투명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로 인해 기업이 저평가받고 있다고 판단, REC실리콘을 인수한 한화에 행동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로드브로크는 10일(현지시간) REC실리콘 이사회에 △이해관계가 있는 한화와의 공급 계약 △이사회 구성 방식 등에 대한 우려와 권장 사항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해 오는 21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제안에 따르지 않는다면 반대 표를 던지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가장 먼저 한화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한 뒤부터 주요 경영진이 회사를 떠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시장에서 이를 회사의 위기로 받아들여 기업 지배구조가 부실한 기업으로 낙인찍혀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오랜 기간 회사를 운영했던 토레 토르분드 전 최고경영자(CEO)와 제임스 메이 전 임시 CE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퇴사했다. 유일하게 한화측 인사가 아니었던 하이케 하일리그탁 전 사외이사도 급작스레 사임했다. 

 

로드브로크는 이로 인해 한화측이 총 3석의 이사진 중 2석을 확보,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 세부 조건부터 경영진 교체까지 유리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봤다. REC실리콘과 한화의 협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우려사항을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화는 REC실리콘의 미국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 생산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전량을 납품받는 오프테이크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연말께 협상을 마무리하고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 2022년 8월 22일 참고 [단독] 한화실리콘, REC실리콘 생산 '폴리실리콘' 전량 구매 추진…"연내 협상 완료">

 

로드브로크는 REC실리콘과 한화 간 계약이 주주총회에서 채택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정 과정에는 이사회 내 한화측 인사는 심의에 개입하지 않고 제 3자만이 의결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진 추천위원회가 한화가 이사회 위원장을 포함한 전체 의석의 절반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REC실리콘은 임시주총을 연기하고 한화와 관련이 없는 인사가 이사회 과반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후보를 추천할 것 △한화는 한화측 인사가 아닌 이사진이 계약 협상에 대해 감독하는 것을 수락하거나 REC실리콘 지분을 늘릴 것 △외부 고문을 고용해 한화와의 계약이 모든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공정한지 평가하고 REC실리콘의 전략적·상업적 이익을 극대화할 것 △주주총회에서 한화와 계약 승인을 포함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해 규정된 노르웨이 법령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로드브로크는 "회사의 긍정적인 발전과 매력적인 장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업 지배구조 프로토콜에 대한 우려로 인해 지난 18개월 동안 주가가 횡보해왔다"며 "한화는 REC실리콘의 훌륭한 전략적 주주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한화가 REC실리콘 생산량의 대부분을 계약하는 최대 주주로 남게 된다면 회사가 올바른 지배구조 모델과 독립적인 관리 팀을 유지하여 모두를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드브로크는 REC실리콘의 오래된 대주주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 지분 520만 주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채권 리파이낸싱을 정착시키고 이듬해 자본 조달을 지원하는 등 어려운 시기에 REC실리콘을 적극 지원했다. 

 

한편 한화솔루션과 ㈜한화는 지난 3월 REC실리콘 지분을 추가 인수했다. 한화솔루션은 공동 대주주였던 노르웨이 ‘아커 호라이즌’으로부터 지분 4.67%를 4400만 달러(약 550억원)에 매입, 기존 16.67% 지분에 더해 총 21.34%의 지분으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한화도 약 1400억원을 들여 REC실리콘 지분 12%를 확보, 2대 주주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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