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효성이 미국 수소 기업 바켄 에너지(Bakken Energy)에 투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 분야로 꼽히는 수소 시장에 진출하고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바켄 에너지는 2일(현지시간) 효성이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설립된 바켄 에너지는 청정 수소 개발 업체다. 노스다코타주에서 합성천연가스(SNG) 공장을 인수하고 수소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4년 상반기 공사에 돌입해 완공 후 연산 38만t 이상의 청정 수소, 39만t 이상의 청정 암모니아를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노스다코타와 미네소타, 위스콘신, 몬태나주를 잇는 수소 허브 '허트랜드 하이도르겐 허브'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거리 트럭용 연료를 공급할 계획이다.
효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바켄 에너지의 수소 생산시설 건설을 돕고 미국 시장에서 보폭을 넓힌다.
효성은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수소충전소를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 구축했다. 국내 수소충전시스템 시장에서 점유율 약 4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수소충전 사업에서 보여준 저력을 토대로 수소를 효성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조 회장은 작년 9월 출범한 수소기업협의체 논의를 이끌어왔다. 그해 6월 울산 남구 효성화학 용연3공장 부지에서 열린 린데수소에너지㈜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도 참석해 "수소 에너지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에너지 혁명의 근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효성중공업은 독일 가스·화학 기업 린데그룹과 세운 합작사 린데수소에너지를 통해 액화수소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활용, 내년 초까지 연산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3만9000t으로 늘린다는 포부다. 효성첨단소재도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쏟아 수소차의 연료탱크 핵심 소재로 쓰이는 탄소섬유 생산량을 연산 2만4000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50년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를 12조 달러(약 1경7050조원)로 예측했다. 특히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고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주목하고 있다. 2026년까지 수소 생산과 운송·저장 등에 80억 달러(약 11조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최근 발효된 IRA에도 수소 생산에 대한 인센티브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수소는 중공업 부문의 탈탄소화에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며 "바켄 에너지와 같은 혁신 기업에 투자해
수소 경제 활성화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