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국내 1위 급속·초급속 충전기 업체 대영채비가 해외 판로를 개척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법인을 세운 데 이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일본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꾀한다.
김영민 대영채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을 열고 미국 생산 거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영채비는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첫 해외 법인을 만들었다. 추가 투자도 살펴 미국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충전기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과 함께 양대 전기차 수요처인 중국은 급속충전기 설치 대수가 약 34만6950대에 달한다. 반면 미국은 2만3159대에 불과해 향후 설치량이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50만 개의 충전 수단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지난 9월 전기차 충전소를 짓기 위한 자금 중 일부인 9억 달러(1조1850억원)를 승인했다.
대영채비는 일본 시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미쓰이플랜트시스템(MPS), 한국 미쓰이 물산과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지 완성차 업체와 협업도 검토 중이다.
대영채비는 주차장 내 충전기 설치 대수를 제한하는 등 규제가 강한 한국 시장만 고집하면 수익 확장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경쟁사인 SK시그넷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미국 텍사스주에 1500만 달러(약 196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 내년 2분기 가동할 예정이다. 대영채비도 해외 영토를 확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2016년 설립된 대영채비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부터 설치, 관리, 판매,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 회사다. 7㎾ 완속충전기부터 50㎾, 100㎾, 200㎾ 급속충전기, 400㎾ 초고속 충전기까지 80여 개 제품을 개발했다. 2017년 국제전기차충전기협회 차린(CharIN, Charging Interface Initiative e.V.)의 '코어(핵심) 멤버'로 등록돼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2019년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다.
대영채비는 현대자동차와 포르쉐, 아우디, 푸조,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공공급속충전기 시장에서 약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