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조지아주가 약 1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획득하며 미국의 주요 전기차 허브로 부상했다. SK온과 현대자동차, 성일하이텍 등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주도했다.
25일 코트라 애틀랜타무역관에 따르면 조지아주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133억 달러(약 17조원)가 넘는 전기차 관련 투자를 유치했다. 3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대규모 투자에 앞장선 건 한국 기업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에 26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연간 22GWh 규모의 1·2 공장을 지었다. 2공장은 시험가동을 마쳐 양산을 준비 중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포드의 F-150 픽업트럭과 폭스바겐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쓰인다.
SK온의 협력사들도 대거 진출했다. 세계 6위 전해액 기업 엔켐은 6135만 달러(약 780억원)를 투입해 연간 2만t의 생산시설을 지었다. 자동차 배터리 모듈·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공급하는 덕양산업도 23만ft² 규모의 제조·물류 시설을 건설하고자 1000만 달러(약 120억원)를 쏟았다.
현대차는 55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조지아주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5년 상반기 생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가 양산된다. 일자리는 8000여 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의 진출에 따른 협력사의 추가 투자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모비스는 동반 진출을 확정했고 SK온도 현대차와 합작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지아 경제개발부는 주요 협력사들의 추가 투자가 10억 달러(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아주는 성일하이텍의 투자도 유치해 배터리 공급망을 더욱 강화했다. 성일하이텍은 조지아주에 리사이클링파크를 지어 2024년 가동한다. 투자비는 약 200만 달러(약 25억원)다.
국내 기업들이 조지아주를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전기차 수요와 우수한 물류 인프라, 현지 정부의 방대한 인센티브에 있다.
지난해 조지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4000대를 넘어 연간 2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4만2500대가 등록됐다.
전기차 인프라는 잘 깔려있다. 조지아는 미국 남동부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약 1500개의 충전소가 있다. 조지아 주정부는 연방기금으로부터 받은 1억3500만 달러(약 1720억원)를 충전소 확충에 쓸 계획이다.
더욱이 조지아주는 파나마 운하와 인접한 교통의 요지다.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과 북미 4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서베너항, 연간 60만 대 이상의 자동차 수출입이 이뤄지는 번스윅항이 조지아에 있다. 자동차 공장들이 근거리에 위치해 전기차 소재와 배터리 등 관련 산업들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조지아 주정부도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정직원 일자리를 창출하는 배터리·전기차 기업에 세금 공제를 최대 5년까지 제공한다. 전기차 충전 시스템의 구매·설치에 대해 소득세 공제 혜택도 준다. 아울러 유연한 노동 시장과 전미 평균보다 25% 저렴한 전기 요금 등이 조지아주가 전기차·배터리 회사의 투자처로 각광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