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노르웨이가 독일 전차를 도입하기로 결정한지 한 달이 지났으나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노르웨이 국방물자국(FMA)이 두 차례 현대로템의 K2 전차를 추천했으나 현지 국방부가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서다.
17일(현지시간) 방산 전문지 TU 등 노르웨이 매체에 따르면 FMA는 작년 11월 22일 현지 국방부에 보낸 서한에서 현대로템의 K2 전차 구매를 추천했다. 납기 실적과 가격, 성능을 고려할 때 K2가 독일 KMW사의 레오파르트 2A7 전차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올해 1월 10일 보낸 서한에서도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FMA는 두 전차의 세부 기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다만 K2 전차는 중량이 60t 미만으로 2A7(70t 미만)보다 낮았다. 엔진은 1500마력으로 동일했다. 노르웨이 레나 기지에서 이뤄진 동계시험평가에서도 K2는 극한의 환경에서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현대로템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 노르웨이가 도입 물량을 72대에서 54대로 축소했을 때 한국은 단가를 유지했으나 독일은 인상했다.
FMA의 서한이 공개되면서 독일의 수주를 둘러싼 논란은 가열되는 분위기다. 노르웨이가 2A7 도입을 결정한 후 업계에서는 정치적 판단이 깔린 결론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르웨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심 회원국인 독일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도 지난달 3일 2A7 주력전차 54대를 주문하겠다고 밝히며 독일과의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북유럽 인접 국가를 비롯한 나토 핵심 동맹들과 계속해서 동일한 주력전차 기종을 운용하게 됐다'며 "이는 향후 독일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