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에서 히스패닉이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5일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의 '6200만 인구 미 히스패닉 시장을 잡아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6200만명으로 나타났다. 10년간 23% 늘어 이 기간 미국 전체 인구 증가율(7%)을 크게 웃돌았다. 히스패닉의 미국 인구 증가율 기여도는 51.5%에 달했다.
2025년 히스패닉 인구수는 6800만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20%에 이를 전망이다. 백인 인구 비율이 2020년 76%에서 2025년 75%로 줄고 흑인과 아시안 비율이 각각 13%·6%로 제자리걸음인 것과 대조적이다. 오는 2060년까지 히스패닉 인구수는 1억1100만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2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인구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타인종에 비해 연령도 낮아 경제 기여도도 높다. 2020년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국내총생산량(GDP)은 2조8000억 달러로 전체 GDP의 13%에 달했다.
비영리단체 라틴계 기부자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미국 내 라틴계 인구의 GDP 증가 속도가 비라틴계의 2.6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를 하나의 국가로 본다면 이들의 GDP 규모는 세계 5위, GDP 성장 속도는 세계 3위 수준이다.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내 히스패닉 소비자가 소비시장에 기여한 규모는 1억9000만 달러로 10년간 87% 성장해 소수계 인종 가운데 최대 구매력을 기록했다.
주요 기업도 이들을 타깃으로 경쟁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이민자를 위해 제품에 스페인어를 영어와 병기하거나 스페인어로 광고 캠페인을 실행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히스패닉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나 인플루언서를 통해 브랜드나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전자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는 스퀘어는 작년 9월 미국 내 465만 히스패닉 사업자를 위해 자사가 제공하는 35개 이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스페인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US뱅크는 지난해 미국 은행 최초로 스페인어 음성 지원 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은 지난 2017년 스페인어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코트라는 "젊고 빠르게 늘고 있는 미국 히스패닉 소비자는 미국 수출기업에 매력적인 타깃 소비층이 될 수 있다"면서 "식품·뷰티 업계를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내 히스패닉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