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對유럽 투자, 배터리 프로젝트 건설로 중심 이동

중국 유럽 배터리 프로젝트 투자 비중 57% 달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인수·합병 투자 추월
유럽 친환경 산업 주요 플레이어 활동 전망

 

[더구루=정등용 기자] 중국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줄었지만 친환경 산업에서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하게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미국 리서치 제공업체 로디움 그룹과 유럽 리서치 기관 메릭스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유럽 투자는 인수·합병(M&A) 부문에서 배터리 프로젝트 건설로 전환되고 있다.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지난해 중국의 유럽 배터리 프로젝트 건설 투자는 총 외국인 직접 투자 중 57%의 비율을 나타냈다.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인수·합병 투자를 추월한 것이다.

 

인수·합병 부문에선 텐센트의 스모 디지털 인수가 유일하게 10억 유로(약 1조4600억 원) 이상의 거래였다. 이 밖에 CATL, 엔비비전 AESC, SVOLT 등 배터리 공장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럽은 전기화와 친환경 전환에 대한 규제가 가장 엄격하지만 배터리 산업은 아시아 업체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 실제로 유럽이 계획한 배터리 용량의 대부분은 노하우가 풍부한 일본, 한국, 중국 업체에서 생산되고 있다.

 

아가타 크라츠 로디움 그룹 이사는 “우리는 중국 기업의 유럽 투자 방식에 큰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유럽의 친환경 전환에 주요 플레이어가 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대유럽 전체 투자 규모는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의 대유럽에 외국인 직접 투자(FDI) 규모는 79억 유로(약 11조5000억 원)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이는 최근 불안해진 국제 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분리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도 중국 투자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부진한 경제 성장과 금융 긴축도 요인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대신 올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같은 우호 국가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이미 올해 1분기 해당 국가들에 대해 2159억7000만 위안(약 41조4000억 원) 규모의 비금융 아웃바운드 직접 투자를 단행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