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이 하반기 실적 반등을 예고했다.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이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업황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말레이시아 통신사 베르나마(Bernam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박현철 LC타이탄 대표이사는 최근 "수요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수요가 소폭 증가해 손실이 줄어들어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어려운 시기를 보이고 있지만 6억 링깃(약 1788억원) 이상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등 재정적으로는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생산 효율성을 낮추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동률을 최적화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이사는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의 자급자족으로 인한 공급 과잉을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올 초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리오프닝으로 공급량 확대를 기대했으나 정유와 화학 부문 자체 공장을 짓어 원료를 수급하면서 수출 물량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지정학적 긴장 상태와 이에 따른 유가 상승 여파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가는 전체 생산 비용의 80%를 차지해 기업의 마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LC타이탄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만든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불황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이사는 "우리는 신제품을 위해 고객 및 파트너와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올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 파이프 등 3~4개의 신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나머지 제품은 아직 테스트를 거쳐 승인 인증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LC타이탄은 올 1분기 매출 5749억원, 영업손실 73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13억원과 74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