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활'시키나

연말 입주…드라이독 2개 활용 전망
과거 한진중공업이 운영…업황 침체 후 매각

 

 

[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한때 세계 4대 조선소였던 필리핀 조선소에 입주를 모색한다. 조선업의 부활로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 단지 일부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HD현대중공업이 이르면 연말 입주해 조선소 내 드라이독(Drydock·선박이 들어올 때 물을 채우고, 들어온 후 물을 뺄 수 있는 시설) 2개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최대 1만5000개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수빅조선소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서쪽으로 110km 떨어진 수빅만에 위치한다.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이 2006년 조성했다. 전성기 약 2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조선소로 꼽혔다. 하지만 2016년 조선업 업황이 급격히 둔화되며 경영난이 악화됐다. 2019년 필리핀과 한국에서 빌린 은행 대출 약 13억 달러(약 1조7270억원)를 상환하지 못하며 영업이 중단됐다.

 

결국 작년 4월 미국 투자펀드 케르베로스에 팔렸다. 수빅조선소 시설의 3분의 1은 필리핀 해군이 임대해 쓰고 있다. 현지 해군은 병력 800명을 주둔시키고 수빅만 해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이 살아나며 수빅조선소 활용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누적 신규 수주액이 98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신규 수주 목표 금액의 62.4%를 이미 달성했다. 연이은 수주에 HD현대중공업 조선소의 9개 도크는 이미 꽉 찼다. HD현대중공업는 수빅조선소를 통해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필리핀 사업의 확대도 HD현대중공업이 수빅조선소를 대안으로 살핀 이유다.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5월과 2021년 2월 필리핀 호위함 2척을 인도했다. 이어 작년 6월 수명주기지원(MRO) 사업 계약도 맺었다. 건조부터 수명주기관리까지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MRO 사업의 연장선에서 필리핀과 수빅조선소 활용을 논의하긴 했으나 구체화된 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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