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한국이 독자 설계한 3000t급 잠수함이 7조원 규모 인도 잠수함 획득사업(Project-75I)에 도전하고 있다. K9 자주포에 이어 인도에서 K방산의 영역이 확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도의 무리한 요구에 길어진 사업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인도 해군에 3000t급 중형 잠수함 DSME 3000을 제안했다.
지난해 8월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입찰 포기도 고려했던 '프로젝트 사업성 낮다'는 이유로 입찰 포기를 검토했었다. <본보 2022년 8월 18일 참고 [단독] 대우조선 "인도 잠수함 프로젝트 사업성 낮다" 입찰 포기>
인도 해군은 6척의 중형 재래식 잠수함을 획득하는 프로젝트-75I(Project-75I) 프로그램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75I는 인도 해군이 1997년 수립한 사업으로 공격용 원자력 추진 잠수함 6척, 재래식 잠수함 18척을 획득한다는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인도 해군은 2021년 7월 프로젝트-75I 2단계 사업의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해당 사업에는 당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독일의 티센크루프(ThyssenKrupp Marine Systems), 프랑스 나발 그룹(Naval Group),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 러시아 로소보로넥스포트(Rosoboronexport Rubin Design Bureau), 스웨덴 사브(SAAB) 등이 참가했었다.
하지만 인도 해군의 AIP(공기불요추진시스템) 장착, 인도 현지 생산, 무리한 납기 요구 등에 업체들이 난색을 보이며 입찰이 연기됐다. 인도 해군은 입찰사들이 나타나지 않자 2022 12월까지 입찰을 연장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입찰과정에 대우조선해양만이 참여했고 단독입찰이었기 때문에 인도해군은 다시 한 번 입찰을 2023년 말까지로 연장했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모델은 장보고-III 급 배치-II 모델로 리튬 이온 배터리와 연료 전지 시스템으로 구동되며 배치-I이 수직발사대(VLS) 6기를 장착할 수 있었던 것과 다르게 10기를 장착할 수 있다. 즉 잠수함 탑재 탄도미사일(SLBM) 10발을 장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납축 전지에서 리튬이온배터리로 전환하면서 잠항 능력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독일·러시아 다시 군침
현재 인도 프로젝트-75I 2단계 사업에는 독일, 러시아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에어로 인디아 2023에 참가해 라다급 잠수함의 수출형 모델 아무르-1650(Amur-1650)를 기반으로 한 인도형 잠수함 개발을 제안했다.
독일도 지난 2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잠수함 건조 합작 투자를 포함해 국방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독일은 인도에 HDW사의 돌핀급 AIP 탑재 잠수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2023년 3월 4일 참고 獨, '6.8조' 인도 잠수함 사업 러브콜>
현지에서는 이번 인도 잠수함 사업이 정부 간 G2G(Government to Government) 거래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과 독일의 경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독일도 슐츠 총리가 인도에 방문해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섰고 한국도 일본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방산협력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K9 자주포에 이어 인도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게 된다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K방산의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