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2위 선사 덴마크 머스크(Maersk)가 메탄올 추진선 건조를 위한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 머스크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온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머스크의 첫 메탄올 추진선 공개 행사에 참석한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담판에 나설지 주목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7억50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의 10년 만기 녹색 채권을 발행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2021년 11월에도 10년 만기 녹색 채권을 처음으로 발행하며 5억3700만 달러(약 7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머스크는 두 차례 녹색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8척의 메탄올 추진선 건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최대 8척의 메탄올 추진선 입찰 계획을 밝혔다. 앞서 주문한 1만6000~1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보다 작은 7900TEU급으로 국내외 주요 조선사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1년 8월 머스크와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 발주 물량을 줄줄이 따내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 공세가 거세지면서 HD한국조선해양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중국 양지장 조선은 머스크와 8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 의향서(LOI)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의 첫 메탄올 추진선 공개 행사에 참석한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담판 협상에 나설지 관심사다.
정 사장은 14일 덴마크 코펜하겐항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Laura Maersk) 명명식에 참석해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선 탄생을 축하하고 안전운항을 기원했다.
로라는 머스크가 HD현대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해 2021년 7월부터 울산항에서 건조됐다. 주 엔진은 HD현대가 제작한 MAN B&W 6G50ME-C9.6-LGIM-HPSCR로 1만320KW를 생산한다. 힘센(HiMSEN) 보조 엔진은 선박에 17.4노트의 속도를 제공한다.
한편,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대체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서 메탄올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메탄올 추진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