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배터리 핵심 광물 쟁탈전 불평등 초래"

네덜란드 비정부기구 소모(SOMO) 분석
'흑연 2위 생산국' 모잠비크, 광산 개발로 농지·산림 손실 규모 커져

 

[더구루=오소영 기자]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흑연 채굴로 모잠비크 내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지 농민들은 생계 수단인 농지를 잃고 배터리 광물을 확보한 소수 기업만 이익을 취했다는 지적이다..

 

18일 네덜란드 비정부기구 '소모(SOMO)'에 따르면 이 기구는 최근 '전기차 비용은 누가 지불하나요?(Who is paying for your electric car)'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모잠비크 내 배터리 광물 채굴 증가로 현지인들이 보유한 농지와 산림 규모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광산 인근 농민들은 대체로 생계 수단을 잃게 됐다.

 

모잠비크는 가뜩이나 빈곤율이 높다. 모잠비크는 소득 불평등 부문에서 4위를 차지했다. 농촌 지역은 심각하다. 가령 모잠비크는 안정적으로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전체 국민의 3분의 1인데 농촌에서는 그 비중이 5%에 불과하다.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게 소모의 지적이다.

 

소모는 광산업의 발달로 고용 기회를 얻은 소수와 사업가 일부만 수혜를 입었다고 진단했다. 호주 시라 리소시스는 모잠비크 발라마 소재 흑연 광산의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계 회사인 티루파티 그라파이트와 호주 트리톤 미네랄스도 인근에 광산 채굴권을 갖고 있다. 트리톤 미네랄스는 최소 25년 동안 약 570만t의 흑연을 채굴할 권한을 획득했다고 밝혔었다. 다국적 기업 GK 안쿠아베는 모잠비크 북부에서 최초로 흑연 생산을 시작했고, 중국 기업들도 모잠비크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잠비크의 풍부한 흑연 매장량을 활용해 이익을 얻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모잠비크는 상위 5대 흑연 매장국이자 중국 다음으로 큰 흑연 생산국이다. 현재 전 세계 흑연 생산량의 약 10%를 담당한다. 2020년대 말 이 수치는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모는 에너지 전환의 부담을 누가 지느냐의 문제에서 '정의'를 간과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요 광물을 확보하려는 쟁탈전이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말도 안 되는 소비를 충족하고자 소외된 국가에서 대규모 천연자원 추출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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