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스페인 동박 공장 건설 프로젝트 현장 점검에 나섰다.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미래 신사업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정기 인사를 앞두고 그룹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배터리 소재 사업인 스페인 동박 공장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3연임'에도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김교현 부회장, 스페인 동박공장 점검
20일 카탈루냐주 몬로이치(Mont-roig del Camp)시에 따르면 김교현 부회장은 최근 프란 모란초 로페즈 시장과 만났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동박 공장이 들어설 부지를 찾아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시의원 등 당국 주요 인사들과 실무 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서로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다졌다. 몬로이치시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지속적으로 투자 확대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만큼 이번 회동에서도 증설을 논의하고 추가 투자 확정을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페즈 시장은 "몬로이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공장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투자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으로 생각하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투자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공장 건설 사전 작업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모든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몬로이치시 엘스 코멜라레츠(Els Comellarets) 산업단지 내 44만1400㎡ 부지에 동박 공장을 짓는다. 4억 유로(약 5600억원)을 투자하고, 연간 3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2·3공장 건설 추진도 검토 중이다. 이달 1공장 부지정지 작업에 돌입했고 내년 초 본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본보 2023년 10월 25일 참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동박공장 내년 1분기 착공 돌입>
롯데케미칼은 동박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 확장에 전력을 쏟고 있다. 실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이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 일원으로 합류한 뒤 스페인 공장 투자 규모를 초기 5000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늘렸다. 증설 투자도 검토 중이다. 스페인을 비롯한 한국, 말레이시아, 미국, 헝가리 거점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동박 생산량을 24만t으로 늘리고,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생산 능력은 작년 말 기준 국내 동박 업체 중 1위인 6만t이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5000억원에서 2025년 10조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정기 인사를 앞두고 김 부회장 거취 여부도 관심사다. 김 부회장이 예전 호남석유화학 시절부터 정통 롯데맨으로 화학 사업을 이끌어 온 점과 스페인 동박 공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연임 쪽에 무게가 실린다.
화학 사업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그룹 내 화학 사업 전반을 수소와 배터리 소재로 재편을 완료할 적임자도 꼭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김 부회장에게 소재 부문의 성장을 직접 주문한데 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지난 1년 6개월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 롯데 안팎에서 ‘3연임’을 관측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17~2018년 롯데케미칼 대표, 2019년 롯데그룹 화학BU장을 거쳐 2020년부터 롯데케미칼 통합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