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스페인 카탈루냐 경제 대표단과 만나 현지 자동차 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카탈루냐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소 에너지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페레 아라고네스(Pere Aragonès) 스페인 카탈루냐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메리첼 세레트 카탈루냐 외교·유럽연합(EU) 장관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방문했다. 이곳은 현대차가 마련한 국내 최대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이다.
페레 아라고네스 주지사는 이곳에서 현대차 자동차 제조 공정을 견학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 수소 기술력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현대차 임원들과 함께 현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과정에서 한국이 카탈루냐에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라는 점과 다양한 현지 산업 클러스터를 강조하며 투자처로써 매력을 어필했다.
특히 아라고네스 주지사는 수소 에너지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유례없는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린수소 에너지 생산 능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프라에 적극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카탈루냐는 친환경 에너지 활용 기술을 공유하고 배워야 더욱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도 특히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지역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북동부에 위치한 전략적 위치와 풍부한 고학력 인력 등을 내세워 첨단 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맞춤 투자는 물론 각종 컨설팅, 정착 지원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현지 투자하는 자동차·반도체·4차 산업 관련 기업들에 최대 140억 유로(한화 약 19조8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유럽연합(EU)이 유럽 각국에 배정하는 페르테(PERTE) 지원금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에 배정된 700억 유로(약 98조9900억원) 중 20%를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카탈루냐 내 외국 기업 수는 총 9155개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번 회동에 따른 현대차의 카탈루냐 현지 투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국과 카탈루냐의 협력 관계 강화 차원에서 주한 카탈루냐 정부 대표부 개관식까지 이뤄진 만큼 존재감을 나타낼 적기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총 21개 대표부를 운영하고 있는 카탈루냐는 이번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대표부를 개설했다"며 "현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 단행 시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카탈루냐는 이번 대표부 개관에 앞서 지난 2012년 서울에 무역투자청도 개설한 바 있다.
아라고네스 주지사 역시 현지 투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카탈루냐의 국제 전략과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대표부 개설을 통해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