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전기차 구매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 현지 전기차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한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다. 다양한 형태의 협력 방안 구축과 전기차 출시를 병행하며 현지 전기차 시장 내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나타내고 있다.
14일 현대차 인도네시아판매법인(HMID)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2일 인니 상공회의소(KADIN)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KADIN 회원 대상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등 브랜드 전용 전기차 구매 특별 할인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지 전기차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현지 정부와 산업 주체 간 공동 노력을 토대로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개발 실현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프란시스쿠스 소에르조프라노토(Fransiscus Soerjopranoto) HMID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MOU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장려하고 있는 인니 정부와 KADIN의 노력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진행됐다"며 "KADIN 회원들의 전기차 구매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현지 전기차 시장 발전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KADIN을 시작으로 지속해서 다른 정부 기관과 유사한 형태의 협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니 정부가 전동화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인니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현지 자동차 생산 중 최대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600만원대 보조금 지급과 세제 혜택,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니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기차 관련 정부 기관과 협력을 추진하는 동시에 내년 인니 시장에 전기차 2종을 출시하는 계획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 전기차는 베카시 지역에 위치한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될 예정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모델명은 따로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현대차는 이들 전기차에 현지 생산 전기차 배터리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가동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활용할 방침이다. 해당 공장은 카라왕 지역에 마련되고 있다. 연간 15만 대 분량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전기버스 현지 생산도 추진도 병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주정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 리드완 카밀(Ridwan Kamil) 서자바주 주지사가 현대에너지 인도네시아 배터리 시스템 공장 착공식에서 직접 현대차에 요청했다. 현대차가 3년 내 대형 전기버스를 현지 생산하면 서자바주가 직접 구매하고 27개 도시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적극 밀어주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한편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풍부한 노동력뿐 아니라 거대한 소비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기준 1인당 GDP는 4350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중산층 소비 구매력 증가 △도로 인프라 개발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 등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 전기차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0년 318대에 불과하던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720대로 126% 급증했다. 올들어 6월까지 판매량은 505대로 연말 1000대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