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 E&S와 파트너사 호주 산토스가 현지 규제기관으로부터 바로사-칼디타 해상가스전(이하 바로사 가스전) 시추 재개 승인을 받았다. 원주민들의 반발로 시추가 중단된 지 약 15개월 만이다. 당초 목표한 2025년 상반기 가스 생산에 한걸음 가까워졌다.
18일(현지시간) 산토스에 따르면 호주 해안석유환경청(NOPSEMA)은 지난 15일 바로사 가스전의 시추 재개를 허가했다. 동시에 이번 결정에 대해 향후 30일 동안 항소를 받기로 했다. 다만 가스전 사업의 법적 리스크를 줄이고자 면밀한 검토 후 시추가 다시 승인된 만큼 항소로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NOPSEMA의 허가로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고비를 넘기게 됐다. 이 사업은 호주 북부 티모르 해역에 위치한 최대 8개의 가스전을 개발, 추출한 천연가스를 다윈에 있는 육상 시설로 보내 LNG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산토스가 지분 50%를 가져 대주주로 있다. SK E&S(37.5%)와 일본 발전회사 제라(12.5%)도 참여한다.
SK E&S는 2012년부터 산토스와 가스전 조사에 협력했다. 2021년 3월 최종 투자를 결정했다. 5년간 전체 투자비 37억 달러(약 4조8000억원) 가운데 14억 달러(약 1조8200억원)를 투입하기로 하고 가스전 개발을 진행했다.
순항하던 가스전 개발은 인근 원주민 반발로 발이 묶였다. 원주민들은 호주 규제기관의 시추 승인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결국 승소했다. 작년 9월부터 시추가 일시 중단됐었다. 가스전 개발은 약 46% 진행된 상태였다.
산토스는 원주민들과 여러 차례 소통했다. 원주민의 우려를 반영해 수정된 계획을 제출했고, 이번에 재개 승인을 얻어냈다. 구체적인 재개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시추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산토스는 2025년 상반기 LNG 생산 개시를 자신했다.
하지만 가스전과 다윈 LNG 터미널을 잇는 송유관 공사가 중단된 만큼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원주민들은 송유관 공사로 중요한 문화유산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토스는 결국 공사를 중단하고 수중 문화유산의 존재 여부를 조사했다. 지난 10월 조사를 마치고 공사를 다시 진행하려 했으나 원주민들의 반대에 또 막혔다. <본보 2023년 10월 25일 참고 'SK E&S 참여' 바로사 가스전 '또' 암초 만나…공사 재개 불투명>
원주민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위험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며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법원에 청구했다.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가 시작되지 않도록 가처분 신청도 냈다.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달 이를 인용하는 판결을 냈다. 티위 제도에서 86.6km 떨어진 지역부터 일부 구간에 한해서만 송유관 공사를 허용했다. <본보 2023년 11월 17일 참고 호주 법원 'SK E&S' 바로사 가스전 파이프라인 공사 일부 재개 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