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수주 잔고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 '우려'

맞춤형 건조, 저가 수주 경쟁 등 손실 위험 커
2015년 해양플랜트 악몽 재현 우려도

 

[더구루=길소연 기자] 조선업계에 해양플랜트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온다. 조선소들은 해양플랜트 수요 확장으로 시황 개선을 기대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3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를 탐사 및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발주 금액은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895억 달러(약 116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동안 발주액이 18% 증가했다. 해양플랜트 최고 호황기였던 2007~2008년과 비교해 약 87%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내 조선 3사도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전하며 수주 잔고를 늘리고 있다. <본보 2023년 11월 26일 참고 '수주 잔고↑'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경쟁력 입증>

 

다만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수주는 회복하고 있지만 맞춤형 건조, 저가 수주 경쟁 등으로 인한 손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해양플랜트는 발주사 요청에 따라 맞춤 건조되기 때문에 설계 이후 발주사의 요청으로 설계가 변경되면 당초 추정했던 비용보다 초과하거나 납기 지연의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발주 과정에서 조선사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저가 수주의 위험성도 있다. 

 

2015년 해양플랜트 악몽 재현 우려도 나온다. 조선업계에는 2015년 해양플랜트 대규모 손실 이후 8년간 적자가 이어졌다. 당시 국제 유가가 급락한 상황에서의 해양플랜트의 무리한 투자로 적자 행보를 보였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 새로운 유전을 개발해야 될 만큼 원유 등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지 않았으며, 수요가 정체된 상태에서 새로운 해양플랜트를 설비 관련 투자를 높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해양플랜트 설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수요 뿐만 아니라 유가와 공급량도 중요하기에 현재로서는 경제적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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