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배터리 소재에 이어 배터리 셀까지 가격이 일제히 떨어졌다.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면서 배터리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내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31일 상하이증권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달 톤(t)당 14만9000위안으로 전년(58만4000t) 대비 74.4%나 하락했다. 전해액은 1년 사이 7만 위안에서 2만3000위안으로 줄었다.
소재 가격이 폭락하며 배터리 셀에도 영향을 미쳤다. 배터리 셀 가격은 Wh당 1.07위안에서 0.55위안으로 반토막이 났다.
중국은 경기 침체로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중국 전기차 업체 중 3분의 1이 올해 7~9월 500대도 팔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기차 판매는 감소했으나 배터리 투자 열기는 식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퍼부으면서 너도나도 배터리 생산에 나섰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올해 중국 배터리 생산능력은 1500GWh로, 예상 수요치인 636GWh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소재부터 배터리 셀까지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내년에도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배터리 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2009년 설립된 톈진시제웨이동력유한공사는 이달부터 톈진 공장(연간 생산능력 1.5GWh)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배터리 회사 EVE에너지의 류진청(劉金成) 이사장은 "중국 배터리 산업의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으며 기술과 품질로 승부하는 선순환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