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호주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톱5'에 나란히 올랐다.
5일 호주연방자동차산업협회(FCAI)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호주 시장에서 총 15만1303대를 판매했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7만5183대, 기아는 7만6120대를 기록했다. 현지 완성차 업체 판매 순위는 기아가 4위, 현대차가 5위에 랭크됐다. 현대차는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지만, 기아는 한 계단 하락했다.
1위는 토요타가 차지했다. 21만5240대를 판매, 21년 연속 현지 점유율 정상 자리를 지켰다. 마쯔다는 10만8대로 2위, 포드는 8만7800대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베스트셀링카는 포드 레인저였다. 총 6만3356대가 판매되며 그동안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유지해 온 토요타 하이럭스를 밀어냈다. 토요타 하이럭스는 총 6만1111대를 기록해 2위로 밀려났다. 이어 이스즈 디맥스가 3만1202대로 3위에 올랐고, 토요타 RAV4와 MG ZS가 각각 2만9627대와 2만9258대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호주 시장 규모는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5% 두 자리수 확대된 121만678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기록한 118만9116대보다 약 3만 대 많은 수치이다. 전년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차량 공급 시기가 미뤄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현지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 규모 또한 크게 성장했다. 8만7217대를 기록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7.2%까지 점유율을 늘렸다.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업체는 미국 테슬라였다. 총 4만6116대를 판매, 전체 BEV 판매량의 과반을 차지했다. 테슬라의 판매한 모델 중에서는 '모델Y'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판매 62% 비중인 2만8769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호주 전기차 시장 공략으로 현지 판매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호주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브랜드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내세우고 있어 경쟁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세단과 픽업트럭의 장점을 결합한 UTE 모델의 전기차 버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UTE는 호주에서 80년이 넘게 생산되어 온 픽업트럭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픽업트럭이 상용차 섀시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UTE는 승용차 섀시를 토대로 만들어진다. 세단과 픽업트럭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차종인 셈이다.
기아는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EV6와 EV9 등을 앞세워 현지 젊은 층 수요를 최대로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EV6에 기대를 걸고 있다. EV6는 지난 2022년 호주 유력 자동차 매체인 '카세일즈' 주관 '2022 카세일즈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키는 데 역할을 한 효자 모델이다.
카세일즈는 호주의 자동차 리서치 업체이자 차량 거래 플랫폼으로, 매년 호주에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최종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