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X인터내셔널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한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석유화학단지가 가동을 중단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운영사는 플랜트 가동에 투입한 직원 상당수도 회사 밖으로 내쫓았다. 설비 운영에 문제가 생기면서 현대엔지니어링에 협조를 요청했다.
22일 아자트릭 라디오시(Azatlyk Radiosy) 등 외신에 따르면 키얀리 석유화학단지는 최근 문을 닫았다. 직원의 약 90%는 해고됐다.
키얀리 석유화학단지는 투르크메니스탄 내 최초의 종합 석유화학단지다. LX인터내셔널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한국 컨소시엄이 2013년 수주해 2018년 10월에 완공했다. 수주 당시 사업비는 약 30억 달러(약 40조원)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수행한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였다.
한국 컨소시엄은 축구장 113개를 합친 크기인 81만㎡(약 25만평)에 달하는 부지에 연산 39만톤(t)의 폴리에틸렌(PE)과 8만t의 폴리프로필렌(PP) 생산 설비를 건설했다. 운영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산하 운영사가 맡았다. 생산물 일부를 타국에 수출하며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2019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에도 키얀리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했었다. 문 전 대통령은 키얀리 석유화학단지를 한국과 투르크매니스탄의 성공적인 경제협력 사례로 꼽았었다.
하지만 현지 운영사가 원료 처리를 잘못해 설비가 고장나며 가동이 중단됐다. 작년 5월에는 가스 누출 사고도 있었다. 당시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파로 2주 만에 약 1000명이 해고됐다. 이후에도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투르크메니스탄 운영사는 남은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 초부터 휴가를 실시했다.
이에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은 시공사였던 현대엔지니어링에 고장난 설비 복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비와 일정 등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나 현지에서는 예상 공사비가 6억800만 달러(약 8100억원)에서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까지 증액됐다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