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영풍그룹의 전자 부문 계열사 코리아써키트가 인도 앰버그룹과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을 모색한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전자제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앰버그룹은 23일(현지시간) 자회사 어센드서킷과 코리아써키트가 PCB 생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964년 설립된 코리아써키트는 PCB 전문 제조사다. 영풍그룹 장병희 공동창업주의 차남인 장형진 전 영풍그룹 회장의 장남 장세준 부회장이 대표로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각종 IT 기기의 주기판으로 쓰이는 HDI PCB, 여러 번 접혔다 펴도 잘 작동하며 플렉서블 기기에 탑재 가능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을 만든다. 경기도 안산과 베트남 빈푹성에 사업장을 뒀다. 작년 3분기 연결 매출 1조198억원 중 절반 이상인 5234억원을 PCB 사업에서 거뒀다.
코리아써키트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토대로 인도 공략을 꾀한다. 인도에서 PCB를 생산해 현지 고객사에 공급한다.
앰버그룹은 든든한 조력자다. 앰버그룹은 인도 가정용 에어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의 우위를 토대로 가전과 철도 시스템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올해 초에는 PCB 시장 진출을 위해 인도 가전·통신·자동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둔 어센드서킷의 지분 60%를 인수했다. PCB 사업에 힘을 실으며 코리아써키트의 인도 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의 투자 유치 지원 기관인 인베스트인디아에 따르면 현지 전자제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00억 달러(약 214조원)를 기록했다. 인도 내 생산은 2017년 490억 달러(약 66조원)에서 2023년 1010억 달러(약 135조원)로 성장했다.
전자제품 시장이 커지며 PCB 수요도 크게 늘 전망이다. 코트라는 인도 PCB 시장이 2021~2026 기간 중 연평균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는 높지만 PCB 기술력을 보유한 현지 기업은 많지 않다. 2022년 기준 약 200개 PCB 업체 중 60%가 영세한 회사다. 인도는 전체 수요의 약 65%를 수입산에 의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