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투자' 앤트로픽, 美 국방부 대상 로비자금 공개

첫 로비 대상 美 국방수권법…4분기 연속 로비
'군사 목적 AI 금지 조항 폐지' 오픈AI 노선 걷나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텔레콤이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실시한 첫 로비 활동이 확인됐다. 미 국방부의 AI 도입 확대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되는 가운데 '오픈AI'에 이어 군사용 AI에 대한 전략을 수정할지 주목된다. 

 

8일 미국의 로비·정치자금 지출 규모를 집계해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OpenSecrets)'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작년 미국 국방 관련 예산 등을 다루는 국방수권법(NDAA)에 로비했다. 로비액은 분기별 7만 달러(약 9300만원), 한 해 동안 총 28만 달러(약 3억7000만원)였다. 

 

앤트로픽이 지난 2021년 창립 이래 첫 로비를 단행한 대상이 국방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앤트로픽은 군사, 폭발물, 위험 물질, 전쟁 목적의 무기 등 인간 생명에 위협을 가하도록 설계된 제품 등에 자사 AI 기술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로비 배경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미 국방부가 첨단 무기와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에 AI를 접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국방부가 주도하는 국책 과제, 지원 프로그램들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다만 앤트로픽은 AI 기술의 무기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샐리 올더스 앤트로픽 대변인은 "무기나 전장 관리와 관련된 응용 프로그램에 우리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며 "앤트로픽은 방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이를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앤트로픽과 함께 생성형 AI 분야 선도주자로 거론되는 오픈AI는 최근 노선을 변경했다. 이용 약관에서 군사, 전쟁 목적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자사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연이어 미 국방부와 함께 오픈 소스 보안 도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사람을 해치는 무기 개발에는 여전히 사용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앤트로픽은 창업 이후 70억달러(9조22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오픈AI의 주요 투자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라면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자로는 아마존(40억달러·5조2700억원)과 구글(20억달러·2조6350억원)이 있다. 앤트로픽은 자체 LLM(초거대언어모델) 클로드2를 개발해 챗GPT와 경쟁하고 있다. 클로드2는 요약과 답변 정확도 등에서 챗GPT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앤트로픽은 자사 AI 모델을 아마존과 구글 클라우드 서버에서 훈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클로드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공동 설립한 생성형 AI 기업이다.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클로드(Claude)’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작년 5월 AI 기술에 대한 보안, 안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초청한 AI 기업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당시 앤트로픽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4개사가 백악관에 입성했다. 

 

한편 작년 한 해 동안 미 국방부의 국방수권법에 로비한 기업은 총 573곳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을 비롯해 애플, 인텔, 스페이스X, IBM, AT&T, 마이크론, 울프스피드 등 미국 주요 IT·반도체·우주항공 기업들이 로비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 SK하이닉스, LG전자가 로비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 중국 기업 중 상하이차(SAIC)도 로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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