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다시 고전하는 모습을 나타내며 현지 시장 반등 기대감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특히 현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효자 모델 엘란트라의 판매량이 1만 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사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2만 대 미만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반등 조짐을 나타낸 데 이어 지난 1월 전년 대비 12% 두 자릿수 증가한 2만2501대를 기록하는 등 반등 기대감을 높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는 모양새이다. 앞서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2.5% 증가한 25만7000대를 판매, 8년 만에 하락세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었다.
판매량 하락의 배경은 브랜드 현지 인기 모델인 엘란트라 판매 부진에 있다는 분석이다. 엘란트라는 같은 달 7066대 판매로 1만 대 선이 무너졌다. 전체 판매량과 마찬가지로 지난 1월 전년 대비 39% 증가한 1만1301대를 기록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지난해 고성능 브랜드 N을 통해 엘란트라 N과 엘란트라 N라인까지 가세했음에도 판매량 하락을 막진 못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22년 4월 7세대 엘란트라를 출시했다. 7세대 엘란트라는 5년 만에 출시된 완전 변경 모델로 중국 내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에게 높은 인기를 얻어 '1만 클럽'(한달간 1만 판매 모델)에 복귀했다. 이어 현대차는 이듬해인 2023년 엘란트라 N라인과 엘란트라 N도 출시한 바 있다. 7세대 모델 출시 전 엘란트라 현지 판매량은 한 달 3000~4000대였다.
현대차는 새롭게 마련한 브랜드 이니셔티브 '2025 뉴 플랜'을 앞세워 판매량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2025 뉴 플랜은 현대차가 제품 개발 가속화 등 매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브랜드 이니셔티브이다. 앞서 현대차는 해당 플랜에 따라 지난해 광저우 모터쇼를 통해 11세대 쏘나타와 5세대 싼타페 2가지 주력 제품을 출시, 브랜드 전동화 전환의 핵심인 젊은 운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인 라인업을 구성한 바 있다.
올해 신형 SUV 모델과 전기차 출시도 계획한 상태이다. 상반기 신형 쏘나타와 신형 싼타페, 하반기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3년 내 수출량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중국을 글로벌 수출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2년 중국 시장에서 34만3000여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0% 급감한 수치로 7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드 사태’에 따라 지난 2016년 중국 시장에서 180만 대 판매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를 나타내며 지난 2021년 46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