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업 '8리버스'가 현지 전력사 '록키 마운틴 파워(Rocky Mountain Power)'와 손잡았다. 와이오밍주 내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 발전소를 활용해 '세계 최대' 탄소 포집 사업을 모색한다. SK머티리얼즈의 지원을 토대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2일 와이오밍 주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록키 마운틴 파워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8리버스와 와이오밍 탄소 포집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석탄화력 발전소에 탄소포집 장치 설치를 검토한다. 와이오밍주 질레트에 위치한 와이오닥과 글렌록 인근 데이브 존스턴 발전소가 후보다. 전자는 록키 마운틴 파워의 모회사인 퍼시픽 코퍼레이션 80%, 블랙힐스 에너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402㎿ 규모로 2039년 폐쇄 예정이다. 약 816㎿ 규모의 후자는 1959~1972년 사이 건설됐다. 2028년 1·2호기를 시작으로 2039년 마지막 4호기까지 가동이 중단된다.
록키 마운틴 파워와 8리버스는 두 발전소 중 우선순위를 정하고 타당성 평가를 수행한다. 설계와 엔지니어링 연구를 진행하고 탄소 포집 장치의 설치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타당성 평가를 비롯해 사전 작업에 드는 비용은 약 1000만 달러(약 140억원)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개발 비용은 8리버스에서 부담한다. SK머티리얼즈는 8리버스의 투자사로 사업을 지원한다.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는 "이번 발표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며 "와이오밍 주의회와 제가 석탄을 신뢰할 수 있는 기본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정책과 입법 지원에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고 밝혔다.
와이오밍주는 미국 최대 석탄 생산지다. 전체 석탄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며 석탄화력 발전소가 밀집해 있다. 에너지 전환 요구에 부응해 석탄화력이 퇴출되면서 지역 경제도 위기에 빠졌다.
와이오밍주는 발전소 수명을 연장하고자 탄소 포집을 검토하고 있다. 주의회 상원 광물·비즈니스·경제개발 위원회는 지난 2월 현지 전력 회사에 탄소 포집 설치를 의무적으로 연구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연구 비용은 전력 사용자들에 전가되는데, 록키 마운틴 파워는 8리버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용 부담 문제를 해소했다.
8리버스는 와이오밍주 탄소 포집 사업에 참여해 미국에서 입지를 넓힌다. 200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설립된 8리버스는 천연가스나 석탄을 원료로 별도의 설비 없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SK머티리얼즈로부터 4억 달러(약 540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 미국에서 클린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텍사스주 포트아서에 약 88만톤(t)의 암모니아 생산 시설도 착공한다. 2027년 말 가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