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 협상이 또 다시 난항이다. 조선업계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후판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철강업계는 인건비와 전기료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을 주장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업계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의 철강사들과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후판 납품가 협상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치뤄진다.
조선업계는 전 세계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라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후판가 인하를 기대한다. 조선업계는 제조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선박용 후판 가격이 낮아질 경우 그만큼 수익이 더 커지게 된다.
현재 후판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 선물 가격은 톤당 99.97달러로 2022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초 톤당 144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31% 가량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로 철강 재고가 10년내 최고 수준에 달하는 등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광석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후판이 핵심 매출원이라 가격을 인상해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한다. 이미 지난해 한차례 가격을 낮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만큼 올해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는 인건비와 전기세 등 각종 부대 비용이 늘고 있는 만큼 철광석의 단기적인 시세와 무관하게 판가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후판가는 수입산 후판 증가와 가격 하락세로 톤당 90만원 중반까지 떨어졌다. 철강사와 조선소가 기싸움을 하는 동안 중국·일본 등 외국산 후판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후판가가 하락했다. <본보 2023년 11월 30일 참고 조선·철강 '가격 줄다리기' 끝이 보인다...하반기 후판가 소폭 인하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