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모비스가 스페인에서 6번째 글로벌 부품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 폭스바겐그룹과의 배터리 동맹을 이어가기 위해 마련된 곳인 만큼 완공이 된 이후 양사 협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4일 스페인 나라바주 정부에 따르면 현대모비스(Mobis Spain Electrified Powertrain)는 전날 스페인 나바라 노아인 팜플로나 VGP 파크(VGP Park Pamplona Noáin)에서 스페인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현대모비스 임원진을 비롯해 폭스바겐 경영진, 마리아 치비테(María Chivite) 정부 수반 등 현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하기 위해 공장 부지 한가운데에 특별 제작한 초석을 묻었다. '시간 항아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 초석에는 현대모비스와 나바라주 정부의 투자 계획과 서약서 사본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 공장은 현대모비스의 6번째 글로벌 전기차 부품 생산기지이다. 나바라 정부가 제공한 10만㎡ 부지에 2억1400만 유로(한화 약 3100억원) 규모로 지어진다. 역대 나바라에서 진행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금액이다. 총 건설 면적은 5만㎡이다. 공장 건설은 유럽 부동산 공급업체 VGP그룹이 맡고 있다. 부품 생산과 조립, 자재 보관 창고는 물론 사무실 공간을 위한 전용 모듈을 갖추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공장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공장 설립에 따른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는 350여개가 될 전망이다.
마리아 차비테는 "현대모비스 배터리 공장은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는 청정 기술을 채택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직원과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 사회의 안전과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완공 이후 이곳 공장을 통해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탑재될 배터리시스템(BSA)을 공급할 계획이다. BSA는 배터리에 화재 등이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차량 내부 시스템 전체를 의미한다. 전기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만큼 전동화 차량의 품질과 성능을 좌우한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폭스바겐과 BSA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폭스바겐 란다벤(Landaben) 공장과의 거리도 약 10㎞에 불과하다. 란다벤 공장은 폭스바겐그룹 전동화 전략에 따라 100%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다.
하비에르 무뇨스(Javier Muñoz) 폭스바겐 나바라 품질 총괄은 "폭스바겐 나바라 차량(폭스바겐과 스코다 브랜드 SUV)에 장착될 배터리 셀 조립 공장 가동의 첫 이정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 프로젝트는 나바라와 스페인의 미래 전동화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부이며 향후 현대모비스와의 협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