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캐스퍼 기반 전기차 유럽 출시를 확정했다. 유럽 시장을 위한 데일리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브랜드 의지를 실현하는 셈이다. 유럽연합(EU)의 강화된 환경 규제로 전기차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운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말 유럽 시장에 캐스퍼EV(가칭)를 출시하고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이는 마이클 콜(Michael Cole)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이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Future of the Car Summit'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지난해부터 제기된 캐스퍼EV 유럽 출시 가능성에 쐐기를 박은 것. 앞서 마이클 콜 본부장은 i10과 i20 등 유럽 인기 차종에 버금 가는 소형 전기차 모델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공개된 프로토타입 기준 캐스퍼EV는 전장 3600mm, 전고 1570mm 크기를 지녔다. 전고를 제외하면 내연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테리어 역시 내연기관 버전과 유사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다. 다만 차별화를 위해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은 크기를 키웠다. 현대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강조하기 위한 설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파워트레인은 85마력 성능을 지닌 35kWh 배터리를 장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른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130마일(약 209km)로 예상된다. 현지 판매 가격은 2만 유로(한화 약 2934만 원) 미만이 될 전망이다. 경쟁 모델로는 △시트로엥 e-C3 △다시아 스프링이 꼽힌다.
캐스퍼EV 핵심 부품은 미국 자동차 부품사 '보그워너'(BorgWarner)가 공급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부품 공급 계약 체결을 토대로 A-세그먼트급 통합구동모듈(iDM)인 'iDM146'을 제공받기로 했다. iDM146은 보그워너의 진보된 기술이 집약된 통합구동모듈이다. 고출력 밀도와 효율을 위한 고전압 헤어핀(HVH) 기술이 적용된 146mm 스테이터 외경의 내부 영구 자석(IPM) 전기 모터와 바이퍼 전원 모듈을 탑재한 보그워너 인버터로 구성됐다.
모델명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캐스퍼EV가 아닌 다른 모델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각에서는 아이오닉 시리즈로 출시될 가능성도 나오지만 아이오닉 넘버링에 포함될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