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글로벌 순수 전기차(BEV) 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지는 하락세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BMW 등 경쟁 브랜드의 신규 전기차 모델이 가세하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달 글로벌 BEV 시장에서 총 94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57% 급감한 수치이다. G80 전동화 모델을 비롯해 GV70 EV, GV60 등 3종 판매가 전체적으로 쪼그라들었다. 인기 모델인 GV60의 경우 지난달 554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1% 줄어든 수치이다.
판매 감소는 지난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들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54% 하락한 3681대로 집계됐다. 1분기(1~3월)에는 전년 대비 53% 두 자릿수 감소한 총 2741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지난 3월의 경우 전년 대비 62% 급감한 1044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제네시스 글로벌 BEV 판매 부진은 벌써 8개월 째다. 지난해 9월부터 판매 그래프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BMW와 벤츠,. 볼보 등 경쟁 브랜드에서 신규 전기차 모델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어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네시스는 미국 BEV 시장에 희망을 걸고 있다. 현지 BEV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지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640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1671대) 대비 283% 급증한 수치이다. 시장 점유율은 0.5%를 기록했다. 판매량이 4배 이상 급증하며 렉서스와 루시드를 모두 제쳤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현지 보조금 혜택이 사라졌음에도 꾸준하게 BEV 판매를 늘리며 올해 1만 대 시장 가능성을 열었다.
아울러 제네시스는 영토 확장을 위해 스페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가 스페인 매체 'ABC'가 선정한 '올해의 브랜드'로 꼽히는 등 현지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현지 럭셔리 시장 진출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했다. 올해의 브랜드는 스페인 유력 신문인 'ABC'가 지난 1973년부터 주관해 온 스페인 자동차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년 대비 3.3% 감소한 34만5840대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0.3% 줄어든 135만2607대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