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 전복 사고로 피해를 입은 어민들과의 소송을 매듭지었다. 사고 발생 후 5년간 관련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법적 분쟁 중 하나에 마침표를 찍으며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1일 조지아주 남부지방법원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골든레이호 전복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티모시 치크 씨 등 약 30명의 원고와 합의했다. 법원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양측 간 합의안을 받아들여 소송을 최종 기각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는 합의안에 '같은 사안으로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with prejudice)'는 조건을 달아 추후 발생 가능한 법적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했다.
원고 측은 지난 2022년 9월 조지아 남부지법에 현대글로비스를 고소했다. 원고는 어부와 상업용 전세 보트 운영자 등 골든레이호 전복 사고가 발생한 해안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로 구성됐다.
골든레이호 사고 당시 흘러나온 기름과 기타 잔여물로 심각한 수질 저하를 일으켰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사고 초기는 물론 인양과 복구 작업 중에 발생한 누출과 화재 등의 문제가 반복돼 추가적인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 인해 사고 발생 후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어획량이 정상화되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주민들과의 소송은 마무리됐지만 사고의 피해 지역인 글린 카운티Glynn County)가 제기한 소송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글린 카운티는 지난 2022년 3월 △GL NV24 해운 △현대글로비스 △지마린서비스 △브런즈윅항 노털린리인터내셔널(Norton Lilly International) △
난파선 제거업체 T&T 샐비지를 상대로 유류오염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골든레이호 침몰 사고에 따른 잔해가 남아 있어 환경오염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화비용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보 2023년 3월 28일 참고 현대글로비스 '골든레이호' 사고소송 장기화 전망>
골든레이호는 지난 2019년 4300여 대의 차량을 적재하고 운항하던 중 세인트 시몬스 해협에서 전도됐다. 당시 골든레이호에는 38만 갤런 규모의 벙커유 24개가 실려 있었고, 기름이 바다로 유출되면서 인근 세인트 시몬스 섬과 사우스 부런즈윅 강·습지 등이 오염됐다. 골든레이호 인양 작업은 선체가 전도된 지 2년 만인 지난 2021년 10월 마무리됐다. 이 사고로 현대글로비스는 조지아주에 300만 달러(약 39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주 정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