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이집트 수에즈운하의 수익이 작년 보다 64% 줄었다. 후티 반군의 공격에 많은 선박들이 수에즈운하가 아닌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면서 통항료 매출이 감소했다.
28일 이집트 경제지 알말 뉴스(Al-Mal News)에 따르면 지난달 수에즈 운하 수익은 3억3780만 달러(약 4679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익 6억4800만 달러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수에즈 운하 선박 통행량도 줄었다. 지난달 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1111척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396척보다 56% 감소했다. 물동량은 68.5% 감소한 약 4490만 톤(t)으로 집계됐다. 작년 5월의 총 물동량은 1억 4290만t 이었다.
오사마 라비(Osama Rabie)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청장은 최근 성명을 내고 "운하 수입은 지난 1월에도 전년 같은 기간의 8억 4000만 달러에 비해 4억 2800만 달러로 49% 감소했다"며 "1월 수로 내 선박 통행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1월 통항료 매출과 선박수도 작년 보다 급감했는데 지난달은 1월보다 더 감소했다. 매출은 4억2800만 달러에서 3억3780만 달러로 줄었고, 선박수와 통항 물동량 모두 감소했다.
수에즈운하의 수익 감소 원인은 상선들이 대거 아프리카 남부 희망봉을 경유하는 우회항로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여파로 예멘에서 활동하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 위험을 느끼자 수에즈운하 통행을 중단했다. 수에즈 운하는 세계 해운 교역량의 12%,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담당하는 중요한 항로로 꼽힌다.
선박 통항이 줄자 수에즈운하청은 일부 장거리 거래에 대해 다양한 선박에 대한 수수료 할인을 확대한다. 수에즈운하청은 지난 1월 미주와 아시아를 항해하는 제품 유조선과 원유 운반선에 대해 최대 75%까지 할인하는 수수료 인하를 도입했다.
수수료 할인 확대는 선박의 수에즈운하 항로 통과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번 할인율 확대는 연말까지 유효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LNG 운반선 등 12개 선종에 적용된다.
수에즈운하는 지난 2022-2023 회계연도 동안 수익 94억 달러(약 13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