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가 호주 니켈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 글로벌 니켈 시장 공급 과잉에 따른 결정이다.
BHP는 11일(현지시간) 서호주 니켈 웨스트의 운영과 웨스트 머스그레이브 프로젝트를 오는 10월부터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퀴나나 니켈 제련소와 칼굴리 니켈 제련소, 마운트 키스·린스터 니켈 제련소 등 웨스트 머스그레이브 프로젝트 개발의 채굴 및 가공 작업이 중단된다.
BHP는 “이번 결정은 글로벌 니켈 시장의 공급 과잉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반세기 동안 니켈 선물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으며, 이는 대체 저가 니켈 공급의 강력한 성장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BHP는 이번달 전환 작업을 시작해 10월에 니켈 사업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중단 절차는 12월 중 마무리 되며 이후 운영 재개를 위해 연간 3억 달러(약 4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BHP는 사업 중단 기간 동안에도 직원과 지역 사회 지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사업 운영 최전선에 있는 직원들에게는 다른 직무를 제공하거나 권고사직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사회를 지원하기 위한 커뮤니티 기금도 조성할 방침이다.
앞서 BHP는 올해 2월부터 서호주 사업장에 대한 폐쇄 조치를 검토해온 바 있다. 이를 위해 서호주 니켈 사업에 대한 세후 약 25억 달러(약 3조3335억원)의 비현금성 손실 비용을 살펴 보기도 했다.
이후 니켈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며 결국 잠정 중단 조치에 이르렀다. 실제 니켈 가격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핵심 광물로 주목 받으며 상승했지만,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며 니켈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지자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이미 니켈 사업장 폐쇄는 호주 광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호주 광산왕으로 알려진 앤드류 포레스트 포테스큐 메탈스 그룹 회장이 소유한 민간투자업체 와일루 메탈스는 니켈 가격 하락을 이유로 5월 말까지 호주 캄발다 니켈 사업장 운영을 중단했다.
또 다른 호주 광산업체 사우스32도 콜롬비아 니켈 사업장인 세로 마토소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시작했다. 니켈 시장의 급격한 침체 속에서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호주 파노라믹리소스는 지난해 12월 자발적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파노라믹리소스 관계자는 “사바나 니켈 프로젝트는 운영 및 재정 상황으로 볼 때 단기적인 전환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망돼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