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한 재정난 극복을 위해 국유자산 매각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1차 매각 대상 기업이 공개됐다. 키이우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호텔 우크라이나 등 5개 기업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국부펀드 국유재산기금(SPF)은 23일(현지시간) 국유자산 민영화 대상 기업 1차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명단에는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 우크라이나 외에 오션 플라자 쇼핑몰, 우크라이나 최대 티타늄 광석 생산업체 UMCC(United Mining and Chemical Company), 데무린스키 광산·가공 공장, 폭기 콘크리트 생산업체 에어록(Aeroc)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호텔 우크라이나는 중앙 독립 광장 근처에 있는 4성급 호텔로 시작 가격은 10억5000만 흐리우냐, 경매는 오는 9월18일로 예정돼 있다. UMCC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티타늄 광석 추출·가공 기업이며 시작 가격은 39억 흐리우냐, 경매는 오는 10월9일 진행된다.
매각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며 이에 따른 수익금은 우크라이나 정부 예산에 편입돼 전쟁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비탈리 스타니슬라보비치 코발 SPF 이사장은 “대규모 민영화는 투자자들에게 일류 자산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최고의 투명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부족한 군비를 충당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3000여개가 넘는 국영 기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영 기업 대다수는 수익 없이 정부 재정을 갉아먹는 골칫덩이로 전락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가 소유한 국영 기업은 3100여곳이다. 이 중 실제로 운영하는 곳은 절반이 채 안 되며 수익을 내는 곳은 단 15% 뿐이다. 이 중 가장 수익성이 낮은 기업 5곳에 들어간 비용은 지난해 기준 5000억 달러(약 688조7500억원)에 달한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부 장관은 “이번 민영화 작업은 전쟁 피해 복원과 현대화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정부는 민영화를 통해 국유재산의 효과적인 관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