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약세장 진입…세계경제 침체 경고등

구리 가격, 지난 10주 간 21% 하락
中 경기 둔화·美 정치 불확실성 등 영향

 

[더구루=정등용 기자]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며 실물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구리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지난 10주 동안 21%까지 하락했다. 지난 4월1일 이후 최저치로 공식적인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급격한 하락세는 글로벌 거래소 총 재고가 급증한 이후 발생했다. 글로벌 구리 재고량은 올해 1분기 약 22만t(톤)에서 현재 58t으로 급증해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가격도 t당 8963달러 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중순에 비해 2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6가지 주요 비철금속 가격을 추종하는 LMEX 금속 지수도 4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과매도 영역에 진입했다.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 5월20일 사상 최고가인 1만857달러를 터치한 후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9400달러선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9월 금리 인하설에 무게가 실리고 구리가 AI 관련 투자처로 주목받으며 지난달 말부터 서서히 반등했다. 지난 5일에는 9800원대를 회복했다.

 

글로벌 구리 가격은 올초부터 지난 5월까지 연일 상승세였다. 구리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수혜 원자재로 꼽힌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에도 쓰인다는 점 때문에 수요가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와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구리 가격도 다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악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부정적 시각을 나타내왔다. 구리는 태양광·풍력발전·전기차 등에 쓰이는 원자재다.

 

이처럼 구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도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구리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금속으로, 구리 가격은 세계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금융정보 서비스 제공업체 토크마켓(TalkMarkets)은 “구리 가격은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면서 “구리 가격의 하락은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갔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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