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건설업체 '알 바와니(Al-Bawani)'와 협력한다. 알 바와니가 개발하는 부동산 프로젝트에 LG전자의 스마트홈·도시 솔루션이 공급된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의 주도로 '기가 프로젝트'가 쏟아지고 있는 사우디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한 셈이다. 특히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LG전자는 물론 LG디스플레이, LG CNS 등 계열사들의 동반 진출도 예상되며 LG그룹 전체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1일 알 바와니와 컨스트럭션 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알 바와니와 스마트홈·도시 솔루션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LG전자는 알 바와니의 대형 부동산 사업에 참여한다. 알 바와니가 개발하는 주택·도시에 인공지능(AI) 가전을 비롯해 스마트홈·도시 솔루션을 제공한다.
알 바와니는 1991년 설립된 건설사다. 250개 이상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90억 리얄(약 3조2800억원) 상당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래형 스마트 도시를 건설하는 1조5000억달러(약 2060조원) 규모의 사업 '네옴시티'에도 참여해 골프코스를 비롯해 휴양지 개발을 맡았다.
LG전자는 알 바와니의 현지 네트워크와 사업 역량을 발판 삼아 현지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석유 중심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자 구상한 '비전 2030'에 따라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네옴시티부터 키디야(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로쉰(주택) 디리야 게이트(유적지 신도시), 홍해 개발 프로젝트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촉구해왔다.
LG전자도 사우디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주완 사장은 작년 6월 사우디 리야드에 위치한 네옴시티의 전시관을 방문했다. '더 라인(170km의 친환경 직선 도시)'과 '옥사곤(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트로제나(산악지대 관광단지)' 등 3가지 프로젝트에 대해 공부하고 협력 방안을 살폈다. 그는 "LG전자가 축적해 온 기술력을 앞세워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가전·TV·IT는 물론 모빌리티, 로봇, 에어솔루션,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기회를 확보하자"고 주문했었다.
작년 말에는 리야드에 중동·아프리카 지역 본부인 'LG Electronics Middle East & Africa Regional Headquarter(LGESQ)'를 신설했다. 현지에 지역 본부가 있는 회사만 사우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현지 정부의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08년 사우디 최대 가전업체 '알 핫산 가지 이브라힘 셰이커(Al Hassan Ghazi Ibrahim Shaker)'와 에어컨 합작공장을 준공한 후 추가 거점을 세워 사우디에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윤태봉 LG전자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첨단 지능형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당사의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전례 없는 수준의 편안함, 안전,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해 (사우디)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