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구리광산 파업 위기…BHP, 칠레 정부에 중재 요청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 노조, BHP 제안 거부
BHP, 올해 최대 생산량 기록→합의 도달 안간힘

 

[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가 세계 최대 구리광산 노조 파업 위기에 처해 칠레 정부에 회담 중재를 요청한다. BHP와 칠레 에스콘디다(Escondida) 구리광산 노조 대표자들의 중재 협상이 결렬될 경우 세계 구리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BHP는 최근 성명을 통해 "근로자의 열망에 부합하고 에스콘디다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합의를 목표로 앞으로 며칠 내에 정부 중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칠레 노동법에 따라 노사 중 한쪽은 파업을 막기 위해 최대 5일의 정부 중재 협상을 요청할 수 있으며, 양측이 합의하면 5일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일회성 보너스와 근무일 연장, 수당 삭감 등을 골자로 한 BHP의 최근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노조 대표들은 배당금의 1%를 근로자들에게 균등하게 분배하고 교대 근무와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BHP는 이번 중재 협상에서 파업을 막는 데 최대한의 가능한 해결책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에스콘디다·스펜스(Spence) 광산을 통해 15년 만에 구리 생산량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2024 회계연도 동안 구리 생산량이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BHP는 오는 2025년까지 연산 구리 118만t~130만t을 생산할 계획이지만, 노조가 파업할 경우 해당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본보 2024년 7월 18일 참고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구리 생산량 15년만 최고치 달성>

 

에스콘디다 광산노조가 가장 마지막으로 진행한 파업은 지난 2017년이다. 당시 2300명 이상의 노조원이 44일간 파업에 참여해 생산에 타격을 입히고 글로벌 구리 가격을 상승시켰다. 이는 칠레 역사상 가장 긴 민간 부문 광산 파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약 5%를 차지하는 에스콘디다 광산은 이 파업으로 12만t 이상의 구리를 생산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 구리 가격의 강세는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업계의 기대치도 상승시켰다. 그러나 현재는 강세장이 주춤하는 모양새로 투자자들은 구리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다. 실제로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 가격은 지난 5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t당 1104.5 달러에서 현재 9000 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콜린 해밀턴 BMO 캐피탈 마켓(BMO Capital Markets) 원자재 연구 담당 전무이사는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장기간의 생산 중단은 구리 정련 요금(TC)과 정제 요금(RC)을 0에 가깝게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에스콘디다 광산 파업 위협으로 BHP의 신규 농축 설비 투자 계획이 불확실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에스콘디다 구리광산은 대주주 BHP가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 틴토와 일본 미쓰비시 상사 등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칠레는 전 세계 구리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며, 구리 판매는 수출입의 약 6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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