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리값, 건설 경기 부진에 하락 전망"

中 국영 조사기관 안타이커 분석
건설·제조업 등 경기 침체→가격 반등 제동 걸어
일각서 낙관론도 나와…中 구매자 저가 매수 나서

 

[더구루=진유진 기자] 중국 유색금속협회 산하 연구기관 안타이커(ANTAIKE)가 구리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건설·제조업 부진 등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르스텐 프리치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 원자재 분석가는 지난 2일(현지시간) "로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영 시장 조사 기관 안타이커가 올해 하반기 구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꾸준한 구리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요 증가세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프리치 코메르츠방크 분석가는 "구리 가격은 소폭 회복됐지만, 제조업 부문의 여러 부진한 심리 지표가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설 부문 약세가 구리 가격 반등에 제동을 걸었다며 "중국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카이신(Caixin) 구매 관리자 지수(PMI)가 50 아래로 떨어져 경기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을 뿐만 아니라 지난 1일 오후 미국 공급 관리 협회(ISM) 구매 관리자 지수(PMI) 역시 50 아래로 떨어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PMI는 구매 관리자 지수로, 제조업 경기의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프리치 분석가는 "지난해 5.3% 증가했던 중국 내 구리 수요는 올해 2.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 부문 부진이 구리 수요 둔화의 주요 원인이다"고 강조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초강세를 보였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전망에 비관론이 커지면서 4월 초 이후 처음으로 t당 9000 달러를 하향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재고 증가와 중국 소비 부진, 펀드 차익 실현 등이 원인으로 지난 5월 중순보다 20%가량 하락한 것이다.

 

실제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4.9%, 4분기 5.2%와 올해 1분기 5.3%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오다 2분기에 4.7%로 크게 꺾였다. 이에 '5% 안팎'이라는 올해 성장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다만 이달에 들어서는 구리 가격이 마침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구리 가격이 단기간에 폭락하자 그동안 관망세를 이어왔던 중국 구매자들이 구리 매입에 조금씩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구리 가격 흐름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샤오 징 중국 국부펀드 중국개발투자집단(SDIC) 수석 비철금속 분석가는 "구리 재고가 계속 줄어들면 수요는 천천히 회복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로버트 에드워즈 CRU그룹 선임 분석가도 "올해 수요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전기차와 재생에너지는 물론 전통 소비재 등 부동산을 제외한 분야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 기관들의 대량 매입 기대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도 구리 가격 상승의 호재로 꼽힌다.

 

한편 안타이커는 알루미늄과 아연 등 다른 비철금속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주석 가격 상승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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