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코어 "석탄사업 분사 계획 폐기"

95% 주주, 석탄사업부 분리 아닌 유지 원해
석탄자산 추가 확보 가능성…탄소중립 목표 달성 우려

 

[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광산업체 글렌코어(Glencore)가 지난해 발표했던 석탄 사업부 분리 계획을 철회했다. 탄소 배출 감축 압박을 받는 가운데 석탄사업이 상당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어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글렌코어는 7일(현지시간) 상반기 재무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캐나다 광산업체 텍 리소스(Teck Resources)의 자산 인수 이후 발표했던 석탄 사업부 분사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글렌코어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텍 리소스의 제철용 탄소강 사업부를 자사 석탄 사업부와 합병한 후 별도 회사로 분사한다는 계획에 대해 주주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날 게리 네이글(Gary Nagle) 글렌코어 최고 경영자(CEO)는 "최근 의결권이 있는 주주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95% 이상의 주주들이 석탄·탄소강 사업부를 유지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석탄 사업부를 통해 금속 분야의 성장 자금을 조달하고 수익률을 지원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글렌코어의 이번 계획 철회 결정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간 글렌코어는 투자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석탄 채굴을 유지할 것을 요구받아왔다. 글렌코어는 세계 최대 석탄 생산·수출업체 중 하나로, 올해 생산량은 9800만~1억600만t으로 예상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분석가들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석탄의 강력한 현금 흐름, 특히 자본 수익률·주식 환매로 연결될 경우의 현금 흐름을 높이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은 화석 연료 기업과 주주들이 처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 압박과 주요 이익 창출 동력원인 석탄사업 포기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앞서 글렌코어는 2040년대 중반까지 열탄 광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2035년까지 최소 12개의 광산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렌코어는 2024~2026년 기후 행동 전환 계획(CATP)에서 지난 2019년 수준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오는 2026년 말까지 15%, 2035년 말까지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상장 기업들이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에 석탄사업을 철수했으나, 글렌코어는 여전히 탄소 집약적인 화석 연료에 전념하고 있다. 석탄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가 석탄사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은 쉽지 않아 보인다.

 

네이글 글렌코어 CEO는 "향후 열탄 사업에서 책임감 있는 감소를 계속 감독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도 "적절한 가격과 좋은 품질, 적절한 위치에 있는 더 많은 제철용 탄소강 자산을 매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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