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중국의 구리 소비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기조가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18일 중국 비철금속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구리 소비량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1552만t(톤)으로 전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2022년 중국 구리 소비 구조를 보면 전력망이 37% 비중으로 가장 많이 소요됐다. 그 다음으로 가전제품 18%, 건축업 17%, 공정기계 12%, 교통운수(신에너지차 등) 9% 순이었다.
전력망에서의 구리는 주로 발전소 전원, 고압 스위치, 송배전 선로 및 배선 등에 활용된다. 가전제품은 주로 에어컨, 냉장고 등의 전도성 열전도 부품에서 구리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들어 에너지 전환 및 탄소 절감 기조가 강화되면서,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구리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신에너지차는 내부 재선과 배터리 팩, 모터 등 전반에 걸쳐 구리가 사용되며 내연기관차 대비 4배 가량의 구리가 필요하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중국 구리 수요량은 연 평균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6년 구리 수요량은 1683만t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요량에 비해 생산량은 전 세계의 10% 미만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구리 생산량은 지난 2010년 처음으로 100만t을 돌파하고 2022년 194만t으로 역대 최다 생산량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170만t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글로벌 생산량을 보면 지난해 전 세계 구리광 생산량은 2200만t에 달했다. 이 중 중국 구리광 생산량은 170만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8%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위 5개 생산량 국가는 칠레, 페루, 콩고, 중국, 미국 순으로 각각 전 세계 생산량의 23%, 12%, 11%, 8%, 5%를 차지했다. 5개 지역의 총 생산량 합계 비중은 59%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전략적 광물자원으로 정부 차원에서 자원의 개발과 보호,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구리 소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 업체들도 국내외 광산 확보에 나서며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