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철광석 가격이 중국 부동산 경기 지표 부진으로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철강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철광석 가격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내 부동산 위기와 소비 침체가 여전히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기준 중국 다롄 상품 거래소(DCE)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1월 철광석 계약은 2.09% 하락한 t당 703.5 위안(약 13만340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이번 거래 초반에는 t당 691 위안(약 13만1040원)까지 떨어져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5월 26일 이후 1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거래소(SGX)의 9월 철광석 벤치마크 가격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기준 2.81% 하락한 t당 93.5 달러(약 12만7300원)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에서 철강 소비가 가장 많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철광석 수입국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난 2021년 이후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철강 수요는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지표는 지속적으로 부진해 수요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올해 1∼7월 부동산 개발에 대한 투자도 전년 대비 10.2% 감소했다. 앞서 올해 1~6월에는 전년 대비 10.1% 감소한 바 있다.
철광석 가격은 연초 t당 140 달러대에서 3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4월 100 달러까지 밀렸던 철광석 가격은 5월 중국의 부동산 지원책에 120 달러대로 복귀했으나 여름철 비수기에 수요 부진이 가중되면서 다시 약세 전환했다.
업계는 하반기 철강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3중전회를 통해 눈에 띄는 경기 부양 의지와 단기 처방이 부재하면서 철강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마저 줄어드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데 이어 지난달 중국 철강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반기 부동산·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회복을 기대했던 시장 분위기도 경제 전반에 침체 우려로 가라앉았다.
셩다 퓨처스 애널리스트들은 "철광석 가격이 이미 t당 100 달러라는 주요 지지선을 돌파한 만큼 평가가치 측면에서 추가 하락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하이 선물거래소의 철강 벤치마크는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