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루벤 브레켈만스 네덜란드 국방장관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과 연쇄 회동했다. 내년 국방 예산 확대를 앞두고 한국의 무기 구매를 논의했다. 적기 인도 능력을 호평하며 유럽에서 'K-방산'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2일 네덜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루벤 브레켈만스 장관은 9일 경기 판교 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센터를 찾았다. 김대영 해외사업총괄 글로벌지원실장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을 만나 사업 소개를 듣고 다연장로켓포 '천무' 모형도 관람했다. 또한 서울 강남구 한 식당에서 강구영 사장을 비롯해 KAI 경영진과 오찬 미팅을 가졌고, LIG넥스원 판교하우스를 방문해 방산 기술력을 확인했다.
네덜란드는 내년도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24억 유로(약 3조5400억원) 늘어난 총 240억 유로(약 35조4700억원)로 편성할 계획이다. 러시아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의 중요성이 커져서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직접 제공하고 있다. 향후 늘어난 예산으로 대규모 무기 구매를 추진하며 한국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방산 협력은 국제 회의체 '2024 REAIM 서밋'을 공동 주최하며 물이 오르고 있다. 브레켈만스 장관은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회의에 참석하고 한국의 방산 기술을 확인했다.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KAI 전시장에서 KF-21, FA-50, 수리온, LAH 등 주력기종에 인공지능(AI) 파일럿 기반 무인기가 적용된 유무인복합체계, AI 중심 FA-50 VR 시뮬레이터 등을 살폈다.
브레켈만스 장관은 같은 날 공개된 폴리티코 유럽판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 산업에 굉장히 뛰어나다는 것을 안다"며 "그들(한국)은 굉장히 신속하게 (무기) 납품도 할 수 있으며 이는 일부 유럽 업체들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라고 호평했었다.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의 최대 강점은 혁신적인 고품질 무기체계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네덜란드와 유럽은 생산을 늘리길 원하지만 온갖 제약이 있어 한국의 대량생산 역량이 유럽에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 LIG넥스원은 네덜란드에 무기 공급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기존 파트너에 네덜란드까지 더하며 유럽에서 수주 전선을 넓힌다. 한국의 방위산업 수출은 지난해 약 140억 달러(약 18조7800억원)로, 2년 연속 세계 '톱10' 방산 수출국에 들었다. 올해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 200억 달러(약 26조84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