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Glencore)가 소유한 콩고민주공화국 카모토(Kamoto) 구리·코발트 광산이 세금 납부 문제로 현지 세무 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콩고가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 75%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분쟁이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콩고 세무 당국(DGRAD)은 글렌코어가 콩고에 8억 유로(약 1조1700억원)가 넘는 세금을 미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간 세금 분쟁은 오랜 기간 지속해 왔다. 앞서 DGRAD는 올해 초 글렌코어의 현지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해당 논의가 해결되지 않자 은행 계좌를 제한하고 재산을 압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에는 카모토 광산 비축 창고를 일시적으로 봉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다만 다음 날 폐쇄 조치를 해제하고 운영도 정상화했으며, 구리와 코발트 생산에 차질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DGRAD를 감독하는 콩고 재무부 대변인은 "정부가 비즈니스 환경과 국가 이익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재 카모토 계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콩코 콜웨지에 위치한 카모토 광산은 세계 최대 코발트 광산 중 하나로, 글렌코어가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0만t의 구리와 1만6000t의 코발트를 수출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8만9000t의 구리와 1만1700t의 코발트를 생산했다. 글렌코어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콩고에 23억 달러(약 3조3억원) 규모에 이르는 세금과 로열티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콩고는 지난 2015년 이후 구리 수출량이 3배 이상 증가, 최근 페루를 제치고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코발트의 경우, 지난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하며 최대 공급국으로서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특히 최근 니켈·코발트·리튬 등 전략 자원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분쟁이 글로벌 코발트 공급망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이온 배터리에는 리튬보다 코발트가 8배 이상 사용된다. 향후 리튬 이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경우 코발트 수급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크다. 불안정한 거버넌스와 빈곤 문제가 있는 콩고가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안정적으로 코발트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